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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밸류업 점검]'배당인심' 회복 선결 조건은②작년부터 배당성향 30%→20%…신사업 통한 현금흐름 발생이 '전환점'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27 09:21:38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LG화학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LG의 배당수익에 가장 많이 기여해온 효자 계열사다. 2001년 화학 지주사 LGCI 출범 당시 분할·재상장을 거친 LG화학은 지난 23년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배당을 집행한 '모범생'이다.

2000년대에 배당총액을 1000억원대까지 올린 LG화학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배당총액 2945억원(주당 배당금 4500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주당 배당금으로 5000원을 책정해 배당총액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배당성향이 대체로 30% 유지되기 시작한 건 이즈음이다.

LG화학은 2019년 실적 둔화로 주당 배당금을 2018년 6000원에서 2019년 2000원으로 확 줄였지만 배당성향은 되레 31.24%에서 49.02%로 올랐다. 순이익 감소에도 고배당을 유지했다는 의미다.


2020년에는 더 강화한 배당정책을 내세웠다. 그해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LG에너지솔루션)에 나서자 주주들의 원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였다. 당시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고 있어 '분사 후 상장'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개인 주주들은 물적분할 시 분할 기업의 주식을 받지 못하는 데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배터리 사업이 떨어져 나가는 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LG화학이 '주주 달래기'를 위해 꺼내든 건 보통주 주당 최소 배당금 '1만원'이었다. 배당금을 1년 새 5배나 올린 셈이다. 2020년에 LG화학이 배당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7783억원이다. 배당성향은 151.8%로 역대 가장 높았다. 2021년에 호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주당 1만20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해 총 9353억원을 배당에 투입했다. 2023년에도 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에 나서 총 7831억원이 배당금 지출에 쓰였다.

해마다 7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배당으로 빠져나가는 건 LG화학 입장에선 큰 부담이었다. 특히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의 현금창출력이 이전보다 줄었는데 친환경 소재와 전지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비중 확대를 위해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선 감당하기 힘든 현금 유출이었다.

결국 LG화학은 2023년에 주당 배당금을 3500원으로 줄였다. 배당성향은 20.5%로 내려갔다. 두 수치 모두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LG화학의 현금흐름을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해 LG화학의 별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1040억원이었는데 자본적지출(CAPEX)로만 2조4198억원이 투입됐다. 배당금이 '제로(0)'였다고 가정해도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3000억원인 셈이다.

올해도 이같은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올 3분기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788억원이었으나 CAPEX는 1조2259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력이 투자 소요를 뒷받침하지 못하다 보니 LG화학은 CAPEX 계획을 4조원(LG에너지솔루션 제외)에서 2조원대로 하향했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연산 28만톤의 양극재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기존 계획을 일부 수정해 목표치를 연산 20만톤으로 조정했다. 일본 도레이와의 분리막 공장 증설 계획은 무기한 연기했다.

LG화학의 배당성향이 다시 30%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양(+)의 현금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이다. 관건은 신사업 성과다. 본업인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발 공급과잉 등의 이슈로 단기간에 산업 사이클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긴 어려워 전지소재와 신약 부문에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LG화학은 CAPEX 조절 속에서도 생명과학 부문의 설비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미래 대비에 꼭 필요한 투자는 속도조절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지난해 충북 오송 의약품 공장 증설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전북 익산 의약품 공장의 증설을 시작했다. 익산 공장은 의약품과 합성신약 외에 동물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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