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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 헤지펀드 포럼 2024]"자사주 활용 EB 발행, 내년도 지속"정현호 미래에셋 팀장 "영구채 수급 불균형 예상"

구혜린 기자공개 2024-11-27 07:40:3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사주 활용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지닌 대기업 집단의 교환사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영구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정현호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2본부 IB3팀 팀장(사진)은 26일 '더벨 헤지펀드 포럼'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날 포럼은 '금리인하기 헤지펀드 대응전략'을 주제로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됐다. 정 팀장은 '메자닌 증권 발행 시장 현황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세 번째 세션의 발표를 맡았다.


팬데믹 이후 활성화된 국내 메자닌 시장은 올해 안정화에 접어든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메자닌 증권 발행 규모는 8조645억원(3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4193억원, 365건) 대비 26%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전환사채(조2544억원)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교환사채(1조6060억원)가 그 다음이었다.

정현호 팀장은 올해 메자닌 발행 시장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우량기업 발행이 증가했고 △교환사채 발행량이 늘었으며 △전통적 상품보다 맞춤형 상품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는 "사모 전환사채 발행 비중이 가장 높으나, 발행사의 니즈에 맞는 구조와 조건으로 다양한 상품의 발행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량기업의 메자닌 발행총액(1조8500억원)은 전년대비 55%가량 늘었다. 10월 말 기준 전체 메자닌 발행 물량의 약 22.9%를 차지한다. 전년(19% 비중) 10월 말 대비 4%포인트(p)가량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하이브와 카카오게임즈, HD현대, 농심, 호텔신라, 에코프로 등 상위 6개 기업이 총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메자닌을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입장에서 과거 대비 메자닌의 매력도가 높아진 게 주 요인으로 꼽힌다. 정 팀장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메자닌을 발행하면) 회사채 보다 제로쿠폰에 가까운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고금리 기조에 따라 자사주나 계열사 지분 등 자산을 활용해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경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교환사채 발행량 증가는 대기업이 자금조달 방식으로 메자닌을 선택한 결과로 빚어진 현상이다.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상장사 자사주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를 발행한 대기업이 늘었다. 개정안에 따라 상장사는 인적분할 및 합병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이 제한됐으며 일정 규모 이상 보유, 취득·처분에 따른 공시의무도 강화됐다.

밸류업 시류에 맞물려 자사주를 활용하는 기조도 엿보인다. 정 팀장은 "교환사채는 전환사채와 달리 신주발행을 안 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방지된다"며 "주주친화정책 트렌드로 포장될 수 있어 각광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과거에 비해 15% 할증 발행률이 높아졌는데 우량기업이 시장에서 우월한 조건으로 발행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니즈에 맞춘 하이브리드 상품 발행량도 늘었다. 영구 전환사채와 교환사채 등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7964억원 규모로 발행되며 전년동기(3401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만기는 30년이어도 스텝업 조항에 따라 2~3년 내 상환이 이뤄지므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금리 및 콜옵션 비율이 높은 대출성 메자닌 발행량도 증가했다.

정현호 팀장은 2025년 메자닌 발행 경향도 올해와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 고환율이 굉장히 어려운 요소"라며 "저성장 국면에서 현금흐름 개선이 안 되면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업종에 대해 그는 "2차전지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내년에도 조달 니즈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교환사채와 달리 수요가 저조한 영구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영구채는 펀드로 쉽게 투자하기 어렵기에 메자닌 투자 주체들이 꺼려한다"며 "회사는 발행을 원하지만,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연기금, 공제회 출자 블라인드 펀드를 지닌 곳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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