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코리아 스타트업 어워즈]리벨리온, 벤처 생태계 '슈퍼스타' 도약 포부[베스트 스타트업 대상(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압도적 펀딩·성과, 사피온 합병 '이정표'
최윤신 기자공개 2024-11-28 08:07:4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2024년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사업적 성과와 투자 유치를 통한 빠른 성장을 실현했을뿐 아니라 스타트업 역사에 남을 합병을 성사시키며 올 한해 벤처 생태계를 빛낸 주인공이 됐다. 리벨리온은 한국 벤처투자 생태계의 발전을 이끈 슈퍼스타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리벨리온은 2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더벨과 벤처기업협회,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후원하는 제 1회 '2024 코리아 스타트업 어워즈'에서 대상(Best Startup)의 영예를 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시상자로는 조경원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창업국장이 나섰다.
더벨이 국내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다양한 부문에서 복수 VC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으며 대상 후보에 올랐고,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심사위원단은 리벨리온이 올해 사피온과의 합병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사진)는 "2024년 첫 눈이 오는 날 훌륭한 스타트업팀들과 함께 자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며 "코리아 스타트업 어워즈 첫 행사에서 수상하게 돼 더 의미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자본시장 전반의 어려움이 큰 시기"라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슈퍼스타가 등장해야 하는데, 리벨리온이 그런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리벨리온은 인텔과 스페이스X 등 글로벌 기업에서 반도체와 기술 연구개발 경력을 쌓은 박성현 대표가 지난 2020년 설립했다. 올해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행보를 보이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올 초 클로징된 시리즈B 라운드에서 16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압도적인 펀딩 성과를 기록했다. 2022년 후반부터 벤처 투자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모처럼 등장한 대규모 자금유치 사례여서 이목을 끌었다.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빠른 성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시리즈A 유치 당시 몸값이 3820억원이었는데, 시리즈B 유치를 통해 기업 가치가 두 배 이상인 88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펀딩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건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시리즈A에 투자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파빌리온캐피털이 시리즈B 투자 때도 자금을 댔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설립한 코렐리아캐피탈, 일본계 벤처캐피털인 DG다이와벤처스(DGDV) 등도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리벨리온의 투자유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7월에는 한국 스타트업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그룹 아람코로부터 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설립 3년 반 만에 누적 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중 가장 큰 규모의 누적 투자금이다.
박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받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천서를 써주는 등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리벨리온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가장 핫한 섹터인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섹터에 집중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섹터의 성장가능성만으로 투자자들을 매료시킬 순 없다. 리벨리온은 독보적인 사업상의 성과로 투자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1년여 간의 사업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시리즈A 투자유치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개발을 완료한 AI 반도체 제품이 없었다. 하지만 2023년 5월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아톰(ATOM)을 출시했고, AI 반도체 기술력 검증 테스트인 엠엘퍼프(MLPerf)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표를 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해냈다.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이후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해 차세대 AI반도체인 '리벨(REBEL)'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 주목도도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년 100대 AI 스타트업'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되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한국의 벤처생태계가 리벨리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사업과 투자성과 때문만이 아니다. 올해 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인 사피온과 과감한 합병을 결정하며 그간 국내 스타트업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6월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고, 기업가치 비율을 2.4대 1로 합의하고 연내 통합법인 출범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법인의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정해졌다. 합병 후 최대주주는 사피온의 최대주주인 SK그룹이 되지만,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통합법인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합병 후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어서게 되면서 리벨리온은 명실공히 '유니콘'에 등극한다. 두 기업의 합병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닌, 기술력과 노하우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 대표는 "향후 1~2년간 국내 자본시장과 스타트업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손흥민 선수가 글로벌 스타가 돼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듯이 이 자리에 있는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슈퍼스타로 성장해 한국 자본시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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