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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코난테크놀로지, 글로벌 AI 기업 따라 주가 우상향하드웨어 관심 시들한 사이, AI SW로 투자자 무게중심 이동

이종현 기자공개 2024-12-03 09:00: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6: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난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이달 반전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월 3만원대였던 주가는 8월까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1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한 뒤 10월까지 횡보했는데요. 이달 들어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거래에 탄력이 붙으면서 상승세로 전환해 27일에는 2만5900원까지 올랐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부상했던 기업입니다. 2022년 1만원 이하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2023년 3월 7만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2023년 내내 3만~4만원대의 주가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8월까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주가는 1만4000~1만5000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등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때는 11월부터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11월 1일 1만4660원에서 지난 26일 2만5300원으로 18거래일 만에 72.5%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1000억원 중반대였던 시가총액도 어느덧 3000억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은 팰런티어 등 글로벌 AI 기업들의 동향과도 닮은꼴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초기에는 AI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크게 주목받았지만 이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하드웨어(HW) 기업이 주도주로 등극했습니다.

최근 HW 기업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SW 기업으로 옮겨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증시 흐름이 국내 증시에도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가장 달라진 것은 거래량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난 10월 일일 평균 거래량은 1만8465주입니다. 하루에 1만주도 거래되지 않는 날도 여럿 있었는데요. 11월 들어서는 지난 26일까지 일평균 25만853주가 거래됐습니다.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은 기관 투자가입니다. 지난 11월 기관 투자가는 8만1967주를 순매수했습니다. 개인은 7만1773주, 외국인은 9797주를 순매도하는 등 선택을 달리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코난테크놀로지는 1999년 설립한 SW 기업입니다. 검색을 비롯한 빅데이터 분석 등 여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코스닥 상장 이후 생성형 AI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요. 각종 이슈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하는 솔루션 '펄스케이'가 원동력이 됐습니다. 2012년부터 수십 페타바이트(PB) 수준의 데이터를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 '코난 LLM'을 공개했습니다.

데이터만 있다고 해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킬 수 있도록 선별·가공하는 능력과 데이터 학습을 위한 연산능력이 필요한데요. 코난테크놀로지는 AI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최고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도입했습니다. 당시 넘치는 수요로 인해 웃돈을 주더라도 못사는 품귀현상이 일었지만, 수요가 집중되기 전 일찌감치 주문하면서 H100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H100 17개, 'A100' 16개 등 총 31개의 GPU를 통해 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최초로 131억개(13.1B) 매개변수를 지닌 모델을 발표한 뒤 47B, 7B, 4B 등 여러 모델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이는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높아지는 성능 이상으로 컴퓨팅 능력에 대한 요구치가 높아지는 특성 때문인데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AI 업계에서는 통상 30B 이하 모델의 경우 소형언어모델(SLM)으로 구분하곤 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코난테크놀로지는 47B의 LLM과 13.1B, 7B, 4B의 SLM을 함께 제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AI를 개발 중인 기업은 코난테크놀로지 외에도 여러 기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코난테크놀로지는 솔트룩스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데요. 이는 사업 실적 덕분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지난 6월 37억원 규모의 한국남부발전 생성형 AI 구축·학습 용역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해당 사업은 그동안 개념증명(PoC)이나 소규모 사업만 진행되던 공공 AI 사업 중 최초의 대형 사업으로 꼽힙니다. 그리드원, 솔트룩스, 마음AI 등 여러 경쟁사가 사업에 참여했지만 코난테크놀로지가 경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했습니다.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수주잔고로 277억원이 쌓여 있어 이후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적체되고 있는 적자는 고민거리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적자 1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318억원입니다. 지속하는 적자로 인해 100% 이하로 유지하던 부채비율은 3분기말 106%가 됐습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나 추가 투자 유치 등의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측은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 향상을 위해 여러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생성형 AI와 국방 AI 개발에 집중 투자한 결과 당장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관련 사업 수요가 증가하고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적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Market View

코난테크놀로지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는 지난 10월 24일 유안타증권에서 발행됐습니다. 보고서의 제목은 '국내 최초 공공향 자체개발 LLM 도입의 주인공'인데요. 한국남부발전 사업 수주 성과를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AI 예산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LLM 구축 수요 증가와 규모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코난 LLM이 국내 최초 사례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초기 단계 사업에서 먼저 쌓은 경험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SK텔레콤, KAI 등 주요 파트너사와 사업 확대도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두 기업은 코난테크놀로지의 2대, 3대 주주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난테크놀로지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코난테크놀로지는 기업 규모에 비해 임원이 많은 편에 속합니다. 37명이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공동 창업자인 김영섬 대표와 양승현 부사장입니다. 이들은 코난테크놀로지의 1·2대 주주로 25년간 사업을 이끌어 온 주역입니다. 김 대표가 사업의 방향타를 쥐고 있다면 양 부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연구개발 분야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 CTO는 SK텔레콤의 AIX 담당 CTO직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와 양 부사장이 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나아갈 동력을 만들었다면 이를 현실화하는 인물은 김승기 부사장입니다. 김 부사장은 쌍용정보통신, 오스템임플란트 등을 거쳐 2023년 7월 코난테크놀로지에 합류한 인물입니다. 10년 이상 근속한 여타 임원들에 비해 새로운 얼굴에 속하는데요. 코난테크놀로지의 사업총괄로서 기술을 바탕으로 매출을 일으키도록 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주가 상승과 관련 "국회에서 AI 기본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서 통과되지 못했던 AI 기본법은 지난 26일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여야 쟁점 법안이 아닌 만큼 본회의 통과가 전망된다는 것이 업계 예상입니다.

이어서 그는 "내년부터는 대형 사업도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AI 사업은 PoC 수준의 저예산 사업이 많았다. 이 경우 자체 기술을 개발한 곳들보다는 오픈소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지닌다. 하지만 대형 사업의 경우 품질이나 유지보수 등으로 코난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업들이 기회를 잡을 것"이라면서 내년도 사업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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