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HBM 수출 통제' 삼성전자, D램 전환 급물살 타나 레거시 D램 마이그레이션 속도 전망, SK하이닉스는 '중국향 물량 없어'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04 07:44:3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추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SK하이닉스는 생산하는 HBM의 거의 모든 물량이 미국 엔비디아향이지만 삼성전자는 중국에도 수출을 하고 있다. 바이두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에 HBM2E를 공급 중이다. 어떤 경우든 양사 모두 중국을 향한 신규 혹은 기존 HBM 납품이 막힐 처지다.
업계에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가 D램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미국 수출 통제 개정안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2E 코어 다이로 활용되는 10나노 2세대 D램(1y D램) 생산 라인에 전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 상무부, 대중국 수출 규제에 HBM 포함
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했다. 중국의 군 현대화와 연관된 기업 140개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 기업에 첨단반도체와 관련 장비를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수출 규제안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HBM 수출 제한이다.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모든 HBM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HBM 수출이 사실상 막히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상무부의 HBM 수출통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D램 전환 투자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 기업으로 공급되는 제품은 대부분 HBM2E다. HBM2E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020년부터 양산 시작한 모델로 레거시 제품이다. 코어 다이도 1y D램을 활용해 양산 중이다.
1y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양산 물량을 줄이고 있는 제품이다. 양사의 1y D램 CAPA 축소에는 CXMT의 1y D램 증설이 영향을 끼쳤다. 1y D램은 CXMT의 주력 생산 제품으로, CXMT의 1y D램 공급이 레거시 D램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DDR4 8Gb 1G×8)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0.59% 하락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1y D램 라인 전환 투자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메모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출 규제안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HBM에 대한 수출 제한이 추가됐지만, HBM 주력 고객사는 미국 팹리스 기업과 빅테크 기업들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매출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수출 규제안이 공식적으로 발표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전략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조만간 10나노 6세대 D램(1c D램) 라인 셋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4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1c D램 양산 라인 셋업도 준비 중이다. HBM4는 1c D램을 코어 다이로 활용한다. HBM4 양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연내 1c D램 관련 장비 구매주문(PO)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 5세대 D램(1b D램) CAPA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과 청주 M15X가 대상이다.
◇중국 D램 기업 CXMT, 엔티티리스트서 빠져
중국 D램 기업 CXMT는 미국 상무부의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D램 CAPA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CXMT는 내년 10나노 3세대 D램(1z D램) 양산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XMT가 내년 1z D램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 국내 메모리 기업의 경쟁력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z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군이다. 올해 4분기 기준 각사의 D램 생산 비중 중 3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CXMT 등 중국 기업의 HBM 시장 진출도 국내 메모리 기업들에게 당면한 과제다. 현재 CXMT는 HBM2 라인을 구축하고 대량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
해외 장비 업계 관계자는 "미 상무부가 CXMT의 1z D램 양산까지는 허용해 준 상황"이라며 "10나노 4세대 D램(1a D램) D램까지 규제를 열어주면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삼성카드, 5년 만에 '전자맨' 복귀
- [캐피탈사 CEO 연임 레이스]최대 실적에 성장동력 확보한 함석호 IBK캐피탈 대표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핵심 영업권 '경기' 확보…관건은 매각가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최하위 수준 떨어진 건전성…OK금융, 리스크 감내 가능할까
- [OK금융 상상인저축 인수]최윤 회장의 '종합금융그룹 꿈' 어디까지 왔나
- [제4인터넷은행 풍향계]유뱅크, '시니어·외국인' 고객군 차별화…주주구성은 고심
- [KB금융 인사 풍항계]새 행장 맞는 국민은행, 외부 영입 인사들의 운명은
- [우리은행 인사 풍향계]부행장 대거 퇴진 수순…계열사 CEO 인선 영향은
- 토스뱅크, 흑자 전환 앞두고 기업대출 속도 조절
- 삼성카드, 김대순 리스크관리실장 부사장단 합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