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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변화 수혜기업 '족집게' 강영수 글로벌운용본부장 '퀀터멘탈' 투자법 적용, 수익률 27% 시현

구혜린 기자공개 2024-12-19 11:05:4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투자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향후 10년 뒤 지금의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을 찾고 싶어한다. 긴 안목으로 시장을 휩쓸 보석같은 기업을 10년 전에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평균 수명주기가 15년에 불과할 만큼 시장의 흐름이 빨라진 요즘 그런 기업을 지표만 보고 선점한다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 수준의 일이다.

강영수 KCGI자산운용 본부장은 이 어려운 일을 지향하는 펀드매니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본격적인 매니저 생활을 시작한 그는 목대균 대표와 적을 옮겨 KCGI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초대 '키맨'을 맡았다.

◇성장 스토리: IMF가 낳은 공대생의 액티브 투자 외길

강영수 본부장(사진)은 이과 출신 펀드매니저다. 미국 듀크대학교에 생명공학 전공으로 입학했다. 공학도의 길을 걷던 그는 2008년 IMF를 계기로 투자에 눈을 뜨게 됐다. 보이지 않는 원인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매일 배워야만 알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면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식에 대한 흥미는 생명공학에서 통계·경제 복수전공으로 전공까지 변경하도록 하는 삶의 변화를 일으켰다.

졸업 후 운용사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글로벌 채권 브로커리지 하우스와 피프스서드뱅코프(Fifth Third Bancorp) 패밀리오피스 두 곳을 거쳤다. 당시 직속 상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는데 '통계를 활용한 투자'는 지금까지 그의 운용 밑천이 되고 있다. 강 본부장은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세상이 멸망할 것만 같았던 2011년, 매크로 환경이 급변하던 당시 과거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을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2년차부터 글로벌 액티브 운용업무를 담당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때부터 그는 일관되게 패시브보다 액티브 운용을 선호했다. 그는 "지수 투자도 매력적이지만 내 투자 포인트가 맞아 떨어져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걸 확인하는 게 좋았다"며 "해외 액티브 직접 투자 기회를 얻은 게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KCGI자산운용 창립멤버로 합류한 것은 목대균 운용총괄대표와의 인연 때문이다. 그는 매니저 7년차에 유진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PI본부로 약 1년간 외도기간을 거쳐 2019년 다시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재입사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 시기 본부 선임(본부장)이었던 목 대표가 2021년 케이글로벌자산운용을 설립해 이동하던 때 그를 따랐다. 해외 액티브 운용 한 길을 걸은 끝에 최연소 본부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장기구조적 변화 수혜 기업에 투자

그는 유학시절 투자의 거장들이 쓴 저서를 즐겨 읽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오크트리캐피탈 창업자인 하워드 막스의 '분명한 것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다. 시장에서 확실하다고 단언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변화는 계속될 것이고 그 변화를 포착하다는 게 가장 중요하는 의미다. 이는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장기 구조적 변화 수혜를 받는 기업을 포착하자'는 그의 투자철학을 형성하는 씨앗이 됐다.

강영수 본부장은 '거대 담론'에서 수혜를 받는 기업을 찾는 걸 즐긴다. 여기서 그가 생각하는 장기 구조적 산업이란 첫째 기술, 둘째 인구구조, 셋째 에너지 변화 흐름에 한복판에 있는 산업들이다. 이와 동시에 단일 매크로 변수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산업은 투자를 지양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 10년 전 시총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다르고 겹치는 건 MS 하나뿐"이라며 "20년 후 시총 10위 안에 들 '넥스트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운용본부는 향후 10년, 20년 후를 좌우할 기업을 찾기 위해 '퀀터멘탈(퀀트+펀더멘탈)' 분석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량적, 정성적 분석의 혼합이다. 강 본부장은 "글로벌 상장주가 총 16만개인데 일일히 분석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컨센서스 대비 실적이 얼마나 좋게 나왔는지 등 과거 역사적으로 좋은 주식을 고를 때 활용한 다양한 팩터들을 활용해 후보를 간추린 뒤 정성적으로 장기 구조변화 수혜를 받을 기업을 선별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투자철학과 하우스뷰는 일치한다. KCGI자산운용이 펀드를 설정할 때 우선순위는 섹터가 아닌 마켓(지역)이다. 현재 글로벌운용본부가 운용 중인 펀드는 20개인데 투자 지역별로 전략이 모두 다르다. 그는 "하우스 장점 중 하나가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글로벌 펀드가 있다는 것"이라며 "펀드 공통테마는 장기 구조적 수혜 기업 투자이고, 국가별로 수혜 산업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퀀트 변인, 정성적인 평가 요인이 각기 다르다"고 말했다.

거대담론 수혜 종목에 베팅한다는 이유로 종목 수를 잘게 쪼개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때부터 투자종목의 수와 펀드매니저의 확신은 반비례한다고 생각해왔다"며 "확신이 높으면 투자종목이 줄고 낮으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버크셔 헤서웨이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여러 종목 있으나, 비중은 톱10이 높은 것처럼 우리도 소수종목에 집중한다"며 "정말 작은 건 20개 이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1: 액티브 성격 강한 프리덤TDF 시리즈

강영수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글로벌운용본부를 총괄하게 된 이후로 퀀트 기반 퇴직연금펀드인 'KCGI프리덤TDF' 시리즈 운용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 펀드는 은퇴시점에 따라 TDF 2030, 2035, 2040, 2045, 2050 총 5개 빈티지로 나눠져 있다. 운용자산(AUM) 총액은 현재 기준 약 1500억원 규모. 내년 중 2055, 2060 등 추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경제적 자유를 중시하며 조기 은퇴를 꿈꾸는 젊은층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CGI TDF의 특징은 액티브 성격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하우스 글로벌 액티브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빈티지별 피투자 펀드의 수와 비중은 모두 다르다. 은퇴 시점으로 갈수록 주식 비중은 줄고 채권비중이 늘어나는 건 타 하우스 TDF와 동일하다. 강 본부장은 "패시브 자산배분이 아닌 액티브 펀드를 추종해 수익을 창출하고 퀀트를 융합해 운용하는 게 차별점"이라며 "신흥국(이머징마켓펀드) 수익률이 오르면 해당 비중을 늘린다"고 말했다.

시리즈 종합 1년 수익률은 37개 운용사 중 상위 10%인 4위에 랭크돼 있다. 구체적으로 2030이 19%, 2040이 20%, 2050이 20% 수준의 1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2030이 36%, 2040이 38%, 2050이 38%에 달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 주도 디딤펀드 정책 도입에 따라 기존 펀드를 'KCGI디딤프리덤평생소득TIF'로 재론칭하기도 했다.


◇트랙레코드2: 기술 우위 기업 집중투자, 글로벌성장기반펀드

TDF 시리즈가 하우스 정책에 따라 힘을 주고 있는 펀드라면 'KCGI글로벌성장기반펀드'는 그가 애정을 갖고 운용하는 펀드다. 펀드명에 포함된 성장 '기반'은 곧 인프라를 의미한다. 퀀터멘탈 방식으로 기술적 우위가 있다고 판단되는 31개 기업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 시장 비중이 80% 수준으로 압도적이다. 섹터별로는 IT가 30%, 산업재가 18%, 금융이 14%, 통신서비스가 14%, 임의(경기민감)소비재가 12%로 구성돼 있다.

벤치마크를 훌쩍 웃도는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1년 수익률은 27%,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65%에 달한다. 강 본부장은 "미국이 서부 진출시 금광 붐이 일었을 때 덕을 본 회사는 청바지 회사였다"며 "누가 경쟁에서 이기던 수혜을 받는 기업으로부터 수익이 날 수 있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중 톱 10까지만 공개하고 있는데 앞으로 대형주가 될 숨겨진 중형주도 담고 있기 때문에 펀드 투자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본부 확장 주력, ETF 추가 론칭

강 본부장은 2025년 본부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기준 글로벌운용본부는 총 6명이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데 추가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본래 KCGI자산운용은 케이글로벌자산운용 시절 글로벌운용본부를 별도로 두지 않고 단일 본부에서 국내외 투자를 진행했다. 출범 이후 글로벌운용본부가 독립 설치된 이후 AUM은 확대를 거듭하면서 작년 말 기준 7216억원에서 현재 9712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우스 AUM의 30% 비중이다.

개인과 기관을 막론하고 글로벌 투자 수요가 급증한 환경은 강 본부장의 계획에 추진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운용본부는 시총 상위 10개 기업을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ETF(상장지수펀드)도 한 종목 운용 중이다. ETF 시장이 열기를 띄면서 신규 ETF 상품 론칭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향후 신상품을 준비한다면 ETF를 추가 론칭할 계획으로 자산배분 펀드도 고민하고 있다"라며 "미국 중심으로 투자하는 ETF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강영수 본부장은 "하우스에서 해외 쪽 투자를 강조하고 있으니 내부 인력 역량도 계속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최근 해외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데 펀드보다 개별 종목 투자를 선호하는 젊은 분들의 마음을 돌릴 만한, 패시브 투자 대비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액티브 상품을 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궁극적으로는 고객들이 평안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신상품 설계도 하고 운용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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