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CJ라이브시티 관여한 CJ ENM 이사 '7년간 총 17명'16번 상정, 2018년부터 매해 빠지지 않아…대부분 자금지원
원충희 기자공개 2024-12-19 09:11:42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13: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라이브시티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CJ ENM 이사회에 매년 올라왔던 단골 주제였다. 허민회 CJ 경영지원대표가 CJ ENM 대표로 있던 시절부터 강호성 전 CJ그룹 대표, 현 윤상현 CJ ENM 대표까지 3대에 걸쳐 16번 상정됐다.의안은 대부분 자금지원이었다. 공사지연으로 돈줄이 마른 탓이다. 시장성 조달을 위한 신용보강 안건도 있었다. 이 안건을 의결한 CJ ENM의 사내이사는 9명, 사외이사는 8명으로 총 17명의 이사가 CJ라이브시티 문제에 관여했다.
◇CJ라이브시티 관련안건 16개 중 10개 '자금대여'
CJ ENM에 케이밸리, 훗날 CJ라이브시티로 이름이 바뀌는 자회사의 안건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2018년 12월부터다. 이미 2016년 5월 보통주 199만2000주, 우선주 42만주로 총액 154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케이밸리 지분 90%(1498억원)를 확보했던 CJ ENM은 2017년 12월 29일 550억원의 대여금을 연 4.60% (고정금리)로 제공했다.
2018년 12월 CJ ENM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은 자금대여 연장 승인의 건으로 전년에 빌려준 대여금의 만기 연장이었다. 대여금 연장은 매년 12월에 계속 올라왔다. 2019년 12월을 물론 2020년 12월에도 나왔다. 2020년 3월부터는 300억원을 동일 조건으로 추가 대출해 줬다.
자금대여 안건은 지난 7년간 CJ ENM 이사회에 올라온 CJ라이브시티 안건 16개 중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류월드 중심을 꿈꾸던 CJ라이브시티로선 매출이 나지 않는 가운데 핵심시설인 아레나 공연장 건설이 계속 지연되면서 급전이 필요해진 탓이다.
CJ라이브시티는 모회사 CJ ENM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일부 갚고 다시 빌리고 만기를 연장하며 연명했다. 2023년 5월 안건을 보면 기존 차입금 잔액인 839억원에 이번 차입 예정 한도인 599억원을 합산한 금액(1438억) 가운데 5월 중 기존 차입금 중 539억원을 조기상환 후 차입한도 내 분할 차입하는 식이다.
2019년 5월과 2021년 6월에는 신용보강 안건이 올라왔다. CJ라이브시티는 자체 시장성 조달을 위해 기업어음(CP)을 발행했는데 여기에 지급보증을 서줬다.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차입금리를 낮춰 CJ ENM과 동일한 등급(A1)을 받기 위해서다. 당시 발행금리가 6.7%로 결정됐다.
◇사내이사 9명, 사외이사 8명이 안건 의결 참여
CJ라이브시티 관련 안건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CJ ENM의 대표이사가 3번 바뀌는 기간 동안 해마다 꾸준히 상정됐다. 이사회 구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허민회 대표(현 CJ 경영지원대표)와 최은석 사내이사(현 국민의힘 의원)가 있었다. 최 이사가 정치 출마를 이유로 CJ를 떠나면서 그 뒤를 이은 자가 허민호 커머스 부문 대표(현 CJ ENM 고문)다.
2020년부터는 CJ 전략기획팀장을 지낸 임경묵 CJ미래경영연구원 원장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2021년 3월 말 임기가 종료된 후 CJ ENM을 떠났고 그의 뒤를 CJ 전략기획실장이었던 이승화 현 CJ제일제당 레드바이오TF 팀장이 맡았다.
2021년 3월 이후부터는 강호성 대표와 허민호 대표가 투톱 체제를 이뤘다. 2022년 3월 이후 허 대표가 떠나면서 그 빈자리를 윤상현 대표가 와서 앉았다. 2023년에는 구창근 대표가 잠시 왔지만 현재는 윤상현 대표와 이선영 커머스 총괄이 사내이사로 있다. 이들은 올 하반기 CJ라이브시티 협약해지 안건 등을 결의했다.
사외이사들로는 강대형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홍지아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안건에 관여했다. 이후 민영 고려대 미디어학 교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이 사외이사로 CJ라이브시티 안건에 참여했다.
역대 이사회 멤버 중에서 해당안건에 반대표는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사내이사 중에는 허민회와 강호성 대표가 각각 2번씩, 허민호 이사와 임경묵 이사가 한번씩, 사외이사 중에는 홍지아 교수가 한 번씩 불참한 탓에 해당안건에 찬반을 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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