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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비욘드 업비트]스타트업 DNA 간직, 실패 수두룩 불구 '도전 계속'⑤업비트 이후 신사업 고배, 커머스 자회사 통한 해외진출 등 구상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20 09:57:52

[편집자주]

두나무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다. 상승장에선 국내 증시보다 많은 거래량이 발생하는 게 업비트다. 업비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영향력은 그만큼 막대하다. 다만 두나무에게 업비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첫 성공작인 증권플러스를 필두로 증권플러스 비상장, 업비트 NFT, 하이브와 합작법인 '모먼티카'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업비트에 가려져 있는 이들 서비스를 적극 알리는 게 두나무의 최대 과제다. 두나무가 펼치고 있는 사업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는 알게 모르게 신사업 고배를 마셔왔지만 스타트업의 기질을 잃지 않았다. 아이디어의 빠른 실현, 성과에 따른 재빠른 피보팅이 강점이다. 증권플러스를 내놓기 전에도 뉴스큐레이션, 전자책 사업 등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도 가능성이 보이는 분야에 신속히 발을 뻗었었다. 가상자산 개인 지갑도 만들었었고 법인 커스터디 서비스에도 진출했었다. 얼마전까지 메타버스 플랫폼도 운영했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얼마 가지 않아 서비스 종료를 선택했다.

이에 두나무를 바라보는 시선에 우려가 섞이기 시작했다. 업비트가 너무 성공하면서 이를 능가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실패가 두려워 현상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도전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인 전자지갑부터 메타버스까지, 도전·실패 반복

두나무는 업비트 성공 이후 가상자산·블록체인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왔다. 블록체인 핵심 가치인 탈중앙화에 초점을 맞췄었다. 가상자산 개인 지갑 서비스 '비트베리'가 대표적이다. 개발기업 루트원소프트 지분 55.54%를 인수해 출시한 서비스다.

같은 맥락에서 사내 블록체인 연구 조직이었던 람다256을 분사하고, 탈중앙화거래소(DEX) 운영사 오지스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등 탈중앙화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오래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 비트베리 지갑은 두나무 인수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까지도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었다. B2C 개인 지갑 서비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수익성 문제도 대두되면서 두나무는 루트원소프트 지분 정리, 서비스 종료라는 선택을 내렸다.


디파이(DeFi) 사업 확장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디엑스엠(DXM)의 도전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지스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기업용 수탁 서비스 '업비트 세이프'를 출시했으나 운영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DXM 법인은 청산했고 주요 멤버들은 오지스로 복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본사 차원에서 직접 커스터디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계획도 실현하지 못했다.

블록체인 분야에서의 연이은 실패를 겪은 두나무는 IT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려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이 대표적인 시도였다. 네이버Z의 제페토와 달리 2D 디자인을 채택했고 1000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한 확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기획 단계부터 비대면 회의와 전시회 등 대규모 모임을 겨냥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열풍이 식으면서 인기가 시들해졌고, ESG 행사 용도로 명맥을 이어가다 결국 올해 9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멈추지 않고 해답 찾는다

연이은 신사업 종료로 두나무가 당분간 영역을 확장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메타버스 세컨블록과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인 업비트 NFT 이후 눈에 띄는 신규 사업이 없었다. 세컨블록마저 올해 문을 닫으면서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두나무는 신사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몸집이 커져 본사에서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면 자회사를 키운다. 중고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가 중심에 있다. 두나무는 올해에만 바이버에 세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가장 최근인 11월에는 해외 진출 준비 비용으로 150억원을 투입했다. 이로써 올해 총 2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3분기 말 기준 2050억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추가 투자도 가능한 상황이다.

경영진 의지도 명확하다. 이석우 대표는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도 또 기존 서비스에도 여러 변화를 주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제도권 산업인 금융업 진출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내 규제 때문에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확장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BC카드 계열사인 스마트로 인수 유력 후보로 두나무가 거론되고 있다. 두나무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금융회사 인수는 자금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대주주 심사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나무는)핀테크 기업이라 생각하기에 전통금융과 가상자산의 경계를 허물어 나갈 것"이라며 "증권사 인수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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