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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EOD 사유 회사채 특약조정...'조기 상환 리스크' 해소 사채권자 집회서 가결...14개 회사채, 2조450억 규모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23 07:51:2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이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기에 상환할 위기에서 벗어났다. 모든 채권자로부터 재무약정 위반이 발생한 특약을 삭제하는 데 동의를 얻었다.

롯데케미칼은 19일 공시를 통해 기한 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14개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 조정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2013년 9월부터 작년 3월까지 10년간 발행한 회사채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오전 9시부터 각 회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었으며 이후 법원 인가를 거쳐 해당 특약은 삭제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14개 회사채의 약정 중 3개년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비용'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특약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EBITDA/이자비용은 4.3배였다. 석유화학 업황 저하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대 중후반만해도 매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그룹의 '캐시카우'였다. 그러나 2022년부터 업황 둔화로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적자 6600억원을 기록했다.

EOD 사유가 발생한 회사채 발행 잔액은 2조450억원 규모다. EOD 사유가 발생했다는 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내준 대출금을 만기 도래 전에 회수할 권리가 생겼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은 특약 사항이 발행회사 상환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조정에 나섰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월 27일 사채권자집회 공고 이후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기도 했다. 채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롯데월드타워의 가치는 약 6조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회사채 EOD 사유 발생했을 당시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며 "지난 10월 말 기준 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보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투자 속도조절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공장 가동 최적화, 원가 절감 등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먼저 사업 경쟁력이 떨어진 기초화학 부문의 자산 경량화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사업 비중을 30% 이하로 축소하고 첨단소재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키워 연매출 8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와 내년까지 자산매각·사업철수·투자유치 등으로 2조3000억원, 운영 효율화로 8000억원, 신규 투자 조정·경상투자 감축·운전자본 축소 등으로 1조90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올해 2조~2조5000억원 규모의 FCF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고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해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의 경우 미국 법인(LCLA, LOTTE Chemical Louisiana)이 제3자 배정 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6626억원을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법인(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의 지분을 활용해 7000억원의 조달하는 게 골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고강도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이훈기 화학군 총괄대표를 포함해 화학 계열 전체 임원의 30%를 감축했다.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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