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5G 통신반도체 양산 돌입, 준비된 성장 자신"이경호 GCT 세미컨덕터 홀딩 이사회 의장
김혜란 기자공개 2025-01-06 10:33:1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의 성공 조건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양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GCT세미컨덕터 홀딩(GCT Semiconductor Holding, Inc.)은 글로벌 통신사의 반도체 양산을 눈앞에 뒀다. 내년부터 양산 매출을 올려 큰 도약을 이룬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코스닥 상장사 아나패스 대표이사인 이경호 GCT 이사회 의장(사진)은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GCT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라고 말했다. GCT의 9월 누적 연결회계기준 매출은 약 261만달러(약 38억원), 손손실 약 712만달러(약 104억원)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미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Verizon)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일본 통신사 KDDI 등에 5세대 이동통신(5G)용 반도체를 공급하면서 큰 성장의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설명이다.
GCT는 과거 국내 상장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경험이 있다. 재무상태가 좋지 못하단 이유에서였다. 성장잠재력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미국 증시에는 지난해 3월 안착할 수 있었다. 6일 시가총액은 1억달러(1450억원) 정도지만 이 의장은 "지금 주가(2.33달러)는 최저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들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개발한 칩들이 올해 양산 체제로 돌입하는 데 따른 자신감이다.
◇양산 체제 돌입, 본격 매출 성장구간 진입
GCT는 4.5세대 이동통신(4.5G)과 4.75G, 5G용 통신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다. 아나패스가 지분 16.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고정형 무선인터넷(FWA·Fixed Wireless Access) 소비자 댁내 단말기(CPE·Customer Premise Equipment)와 모바일 브로드밴드(Mobile broadband)에 탑재되는 모뎀 칩과 무선주파수(RF)칩을 설계하고 있다.
이 의장은 GCT 상장 이후 더벨과 첫 인터뷰를 하면서 "버라이즌에 납품할 5G 칩을 올해 상반기 양산한다"며 "아람코에는 하반기 양산 물량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GCT는 버라이즌에 공급할 5G FWA CPE와 RF칩을 개발완료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양산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FWA CPE는 쉽게 설명하면 이동통신이 내장된 와이파이 공유기(라우터)다. GCT는 여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두 핵심적인 이동통신용 반도체 RF칩과 모뎀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설계한다. 두 칩을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칩이나 작은 인쇄회로기판(PCB)의 모듈로 만들기도 한다.
RF칩은 무선신호를 받아 디지털 신호를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신호를 사람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 신호로 변환해 주는 게 모뎀 칩이다. 수신만 아니라 송신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
1998년 설립된 GCT는 원래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통신용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였다. 2010년 버라이즌에 4G용 칩셋을 납품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고정형 무선통신 단말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이 의장은 FWA CPE용 모뎀칩과 RF 칩 설계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다.
이 의장은 "14년 전만 해도 퀄컴처럼 휴대전화용 통신칩 설계에 집중했다"며 "GCT는 (버라이즌의 요청에 맞춰) 맞춤형 칩을 만들었고 2010년 4G용 모뎀·RF 반도체를 상용화했다"고 말했다.
5G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이 통신반도체 전문 팹리스가 크게 도약할 기회다. 이 의장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위해선 '하이스피드커넥션'(High-Speed Connection)이 강점인 5G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5G는 4G보다 100배 빠르고, 최대 10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속도를 제공한다.
유선통신망이 촘촘하게 구축된 한국과 달리 미국과 유럽, 일본, 개발도상국은 상황이 다르다. 집집마다 안테나를 설치하고, 안테나를 통해 받은 무선신호는 집 안의 FAW CPE 장치로 들어오거나 안테나가 내장된 FWA CPE 장치를 통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게 보편적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내부에 설치된 모뎀과 5G 칩셋이 있어야 차와 차 간, 차와 중앙서버간 통신이 원활해진다. 이 의장이 앞으로 5G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5G 반도체 전문, 수신영역 넓어 비용 절감
전 세계적으로 통신용 반도체는 퀄컴과 삼성전자, 대만 미디어텍 정도만 설계할 수 있다는 게 이 의장의 설명이다. 버라이즌이 한국에 연구 기반을 둔 소규모 팹리스인 GCT를 찾은 것은 10년 넘게 협업하며 신뢰를 쌓은 데다, 퀄컴 칩보다 수신영역이 넓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수신영역이 넓으면 통신사업자 입장에선 기지국을 덜 깔아도 돼 비용이 절감된다.
이 대표는 "GCT는 KDDI의 4.5G용 (휴대용 무선통신 와이파이 라우터에 탑재되는) 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4.75G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레퍼런스를 높게 평가해 버라이즌이 5G FWA CPE와 RF칩까지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엔 아람코와 5G 반도체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성장동력을 얻었다. FWA CPE는 전 세계적으로 올해 2억회선, 2028년에는 3억회선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버라이즌은 올해까지 5000만가구를 서비스할 수 있는 FWA CPE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의장은 "칩 100만개만 팔아도 손익분기점이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는 퀄컴이 버라이즌에 5G용 칩을 대부분 공급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 파이만 GCT가 가져와도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KDDI와 유럽 통신사와의 5G 칩 개발도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1000억원 달성이) 갑작스러운 '퀀텀점프'가 아니다. 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10년 넘게 주력했고 이제 본격적인 양산 국면에 들어가는 때가 온 것"이라며 "준비된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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