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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현대모비스, 재고자산 6조 첫 돌파…현금흐름 '반락'운전자본 부담 늘며 잉여현금 줄어…현금성자산 5조 쌓아 재무 안정화

박완준 기자공개 2024-12-26 07:52:58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며 위기설에 휩싸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도 그룹의 실적 훈풍에 올라탔다. 올 3분기에만 1조원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최대 수익성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850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개선된 현금창출력이 현금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영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규모가 확대된 탓이다.

◇현금창출력 꾸준한 우상향…늘어난 재고자산 '발목'

현대모비스는 올 3분기 누적 매출 42조5263억원과 영업이익 2조873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44조5822억원) 대비 4.6%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1조7721억원)보다 17.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0.3% 증가한 2조781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캐즘에 매출이 소폭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동화 배터리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올 3분기 전동화 사업에서 전년 대비 42% 감소한 1조5787억원의 매출을 실현하는 데 그쳤다. 다만 부품제조와 사후서비스(A/S) 등 다른 사업에서 1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도 견조한 흐름을 따라갔다. 올 3분기 누적 현대모비스의 OCF는 3조4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5897억원) 대비 75% 늘어난 수다. 지난해 전체 OCF 3조5943억원에 근접했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 세계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이 올해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은 커졌지만 막상 회사로 유입된 현금은 많지 않았다. OCF 중 회사에 실질적으로 들어온 현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올 3분기 누적 3조3572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4조4536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현대모비스의 운전자본이 늘어나면서 NCF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재고자산이 운전자본에 포함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늘어날수록, 매입채무는 줄어들수록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 3분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운전자본은 9조1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최대를 기록했다. 재고자산이 2020년 3조572억원에서 올 3분기 말 6조658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르며 전체 운전자본의 67%를 차지했다. 경영환경이 개선된 만큼 운전자본 확대를 감안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운전자본 투자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운전자본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며 운전자본 투자를 마이너스(-) 1조7482억원으로 만들었다.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현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3분기 운전자본 투자는 766억원을 기록했다. 줄어든 NCF에 현대모비스의 잉여현금흐름(FCF)도 전년 동기 대비 1조6539억원 줄어든 1조1724억원에 그쳤다.

◇현금성자산 5.6조 보유…순차입금 마이너스 '재무 튼튼'

현대모비스는 두둑한 현금에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전체 차입금이 3조1719억원인데 반해 단기금융상품 등을 더한 현금성자산은 두 배에 가까운 5조6207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업을 전개하면서 발생한 이익으로 빚을 갚을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올 3분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총차입금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1조830억원, 장기차입금 2조888억원을 기록해 상환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한 상태다. 올 상반기 말 2000억원가량의 사채는 3분기 모두 상환해 잔액 0원을 만들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수년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조44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조9699억원) 대비 소폭 늘어났지만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대모비스의 유동비율도 상승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유동비율은 23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223.6%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이 단기차입금을 포함한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보다 2.3배 많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캐즘에 전동화 사업의 재고자산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은 현금흐름 강화를 위해 제품 라인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 수주부터 양산까지 단계별 수익성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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