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가 리포트]침체 빠진 건기식… 너도나도 '해외 진출' 사활'소비 침체·경쟁 심화' 시장 급랭, 신시장 진출 통한 성장동력 발굴 박차
서지민 기자공개 2025-01-02 14:49:02
[편집자주]
올해 유통가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컬처 인기로 식품사나 화장품 ODM 기업들은 해외에서 훨훨 날았으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커머스와 패션회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 2025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올해 한 해 흐름을 정리하고 전망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올해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했다. 팬데믹이 촉발한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전반적인 소비 침체로 주력 유통채널들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시장이 말 그대로 '급랭'했다.위기에 몰린 건기식 업체들은 일제히 해외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차별화된 제조 역량 및 마케팅 포인트 확보에 주력했다. 유통사는 글로벌 브랜드에 맞설 제품 경쟁력, 제조사는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다.
◇2024년 건기식 시장 규모 '6조440억' 1.6% 감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4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440억원이다. 전년대비 1.6% 감소한 규모로 본격적으로 역신장 기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기식 산업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급격히 성장해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장 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하반기부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고 2023년 -0.1%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유통 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홈쇼핑, 방문판매 등 기존 주요 건기식 판매채널들의 경쟁력이 약화했다. 건기식 시장 내 경쟁 심화도 영향을 미쳤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나오면서 판매 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건기식 OEM·ODM 기업 노바렉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2% 감소한 16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 부진이 전체 실적을 깎아먹었다.
코스맥스엔비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77억원, 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40.7% 감소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외형 축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대형 고객사 발주 증가로 전년대비 9.2% 증가한 47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대표적인 건기식 브랜드 '정관장'을 운영하는 한국인삼공사의 매출액은 1조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이밖에도 내수 위주 브랜드사들이 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담당 인력 영입 및 전략 재점검
수년간 국내 건기식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결국 글로벌에 답이 있는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기존 해외사업 조직을 재정비하고 전략을 점검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노바렉스는 ODM을 기반으로 해외영업 조직을 강화시키고 해외 건기식 박람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신규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성장세가 뚜렷한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코스맥스엔비티 역시 미국, 호주 등 해외 법인에 직접 자금을 수혈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섰다. 해외 생산법인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시장에 진출해 새 먹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KGC인삼공사는 해외R&D 센터를 세우고 정관장을 필두로 한 'K-홍삼' 키우기에 주력했다. 미국, 일본 등 국가의 현지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하고 제품 현지화 및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광동헬스바이오도 유명 글로벌 브랜드 출신 임원을 영입하고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 3개 국가 진출이 거의 확정된 상태이며 2025년 상반기부터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유산균 브랜드 '트루락', 식물성 에너지 건기식 '비너지' 등 브랜드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휴럼은 올해 완공한 통합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해외진출에 나선다. 홍삼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국내는 M&A나 수직계열화 없이는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며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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