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임종룡 회장, 계열사 CEO 인선 '계파주의 해소' 묘수 내놓았다요직 '카드·캐피탈' CEO에 '외부·평화' 출신 기용…소규모 계열사엔 '상업' 출신 예우
최필우 기자공개 2024-12-27 13:40:4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이 계파주의 해소를 염두에 둔 계열사 CEO 인선을 단행했다. 우리은행장 다음 가는 요직으로 여겨지는 우리카드 대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각각 외부 출신과 평화은행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행장을 배출하지 못한 한일은행 또는 상업은행 출신 인사를 배려하는 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인선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소규모 계열사 CEO 인선에서는 상업은행 출신이 약진했다.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펀드서비스에 상업은행 출신 우리은행 부행장들이 대표로 부임한다. 내년 한일은행 출신 행장이 취임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계파주의 해체 과도기라는 점을 감안했다.
◇'카드-리테일·캐피탈-기업금융' 전문성 염두에 둔 인선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우리카드 대표 후보에 진성원 전 현대카드 본부장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기동호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추천했다. 진 후보는 우리카드 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대표 후보가 됐다. 기 후보는 우리은행에 드문 평화은행 출신 임원이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인선으로 임 회장의 인사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우리금융 내에서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은행에 이은 제2, 제3 계열사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과 순이익 규모 측면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에 비해 큰 존재감을 자랑한다.
그룹 내 중요성이 큰 만큼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인선에는 계파 구도가 감안되는 경향이 짙었다. 한 계파에서 우리은행장을 배출하면 다른 계파 출신에게 우리카드 또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맡기는 식이었다.
현 구도를 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이고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한일은행 출신이다. 2022년 한일은행 출신인 이원덕 전 행장 재임 시기에는 상업은행 측 인사인 김정기 전 우리카드 대표가 균형을 맞췄다.
우리금융캐피탈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한일은행 출신으로 조 행장과 차이가 있다. 지난해 초 이원덕 전 행장의 유임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자추위에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추천됐던 인물은 조 행장이다.
이번 인선에서는 관행으로 이어진 CEO 기용 패턴이 적용되지 않았다. 계파보다는 전문성을 우선시했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에 각각 리테일, 기업금융 분야 전문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진 후보와 기 후보는 양대 계파에 속해 있지 않은 동시에 각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상업 출신 '키맨' 김범석·김건호·유도현 부행장 영전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에 비해 규모가 작은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펀드서비스에는 상업은행 출신 부행장들이 나란히 대표로 부임한다.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 김건호 자금시장그룹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장이 각각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후보로 추천됐다.
세 계열사는 아직 자산과 순이익 규모가 작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중요성을 감안해 우리은행에서 역량을 입증하고 핵심 보직을 담당한 인사들에게 대표 자리를 맡기기로 했다. 김범석 후보는 부문장으로 복수의 그룹을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김건호 후보는 M&A, 자금 조달 등 자본시장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유도현 후보는 CFO로 재무, 전략을 총괄했다.
상업은행 출신 다수가 대표 후보로 추천된 건 한일은행 출신 정진완 부행장의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인선에서 계파를 철저히 배제한 것과 차이가 있다. 계파주의 해체 과도기라는 점을 감안해 소규모 계열사에 한해 행장을 배출하지 못한 계파 인사들을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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