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부채비율 낮춰라'…금양 살리기에 팔 걷어붙인 류광지 회장 출자전환·무상증여·유상증자 등 노력, 부채비율 1300%에서 크게 낮아질 듯

박기수 기자공개 2025-01-03 08:08:3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4: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캐즘'이라는 벽을 만난 금양이 올 한 해 재무적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대규모 순손실로 부채비율이 1000% 이상 치솟았지만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으로 당장의 '발등의 불'은 껐다. 그 중심에는 최대주주인 류광지 금양 회장이 있었다. 다만 여전히 수익성 개선과 배터리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늘려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가 남아있다.

◇출자전환·무상증여·유상증자…금양 재무 살리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1조1388억원, 88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285%다. 3분기 누적 순손실만 1609억원이 잡히면서 대규모 결손금이 쌓였다. 유동성이 막히면서 차입금과 미지급금이 대거 쌓이면서 부채총계도 작년 말 4569억원에서 3분기 말 1조1388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배터리 3사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에 이어 '배터리 신화'를 써보려 했던 금양이지만 예상치 못했던 전기차 수요 감소 여파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순식간에 찾아온 재무적 위기에 팔을 걷은 인물은 류 회장이다.

류 회장은 지난 달 11일 류 회장 개인과 류 회장의 개인회사인 '케이제이인터내셔날', '케이와이에코'가 금양에 빌려준 차입금의 일부를 출자전환했다. 9월 말 기준 류 회장과 두 회사가 금양에 빌려준 단기차입금은 각각 2412억원, 1311억원, 950억원으로 그 규모가 상당했다.


출자전환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차입금 전량이 전환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당 부분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완화했다. 출자전환은 부채가 감소하고 자본이 늘어난다. 3분기 말 재무지표에서 단순 출자전환 효과만 적용할 경우 부채비율은 기존 1285%에서 216%로 감소한다.

또 10월 말 류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금양 주식 1000만 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했다. 증여는 올해 12월 2일 이뤄졌다.

금양 입장에서는 자기주식을 무상 취득한 것이지만 이는 회계상 부채총계·자본총계의 변화가 없다. 다만 금양은 류 회장으로부터 받은 자기주식을 시장에 빠르게 전량 판매했다. 이때 자본과 현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이달 3일 100만주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254억원에 팔았고, 6일에도 244억원어치를 팔았다. 또 이달 9일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790만주(약 1766억원)의 자기주식을 팔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이차전지 기장공장 건설 및 설비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출자전환 효과에 자기주식 매각으로 추가 자본을 확충하면서 부채비율은 130%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양은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원래 올해 안에 유상증자를 마친다는 계획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납입일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발행가격은 현재 3만8950원으로 돼있지만 현재 금양의 주가는 약 2만원으로 발행가 대비 상당히 낮다. 조달 목표 금액인 4500억원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유상증자가 어떻게든 완료되기만 하면 추가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4500억원의 유상증자가 완료된다고 가정하면 금양의 부채비율은 100% 밑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0억원대에 그치는 현금 유동성도 현저히 늘어날 전망이다.

위와 같은 부채비율 변화는 올해 3분기 말 재무구조를 기준으로 각 재무 이벤트가 미치는 회계적 변화를 단순 합산한 결과다. 만약 올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금양이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그만큼 작아진다. 반대로 수익 회복세를 보이거나 흑자 전환을 이뤄낼 경우 개선 효과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2000원에 산 주식이 구원투수로

금양의 재무구조 개선은 류 회장의 몫이 절대적이었다. 개인이 회사에게 2000억원을 넘게 빌려줬다가 이를 출자전환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반대로 말하면 류 회장이 없었다면 금양의 재무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될 수도 있었다.

류 회장의 '현금'은 어디서 난 것일까. 답은 다시 금양에 있었다. 류 회장은 개인회사인 케이제이인터내셔널과 케이와이에코를 통해 금양의 주가가 '천원' 단위일 때부터 금양의 주식을 매입했었다. 그러다 이차전지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이를 매도하면서 수천억원의 차익을 냈다.

예컨대 케이제이인터내셔날의 경우 2018년 금양의 주식을 주당 2200원에 매입했었다. 케이와이에코는 2021년 금양의 전환사채(CB)를 30억원에 매입했는데 주당 매입 단가로 따지면 2575원 수준이었다. 2023년 양 사가 금양의 주식을 팔았을 때 처분 단가는 9만원~10만원대였다. 양 사가 매매 차익으로 거둔 금액은 약 2700억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