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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V자 반등' HB테크놀러지, 유리기판 테마 효과[특징주]앱솔릭스향 유리기판 검사장비 납품 이력, 본격 사업화 시간 소요

성상우 기자공개 2025-01-07 13:36:2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HB테크놀러지 주가가 장 초반부터 강세다. 지난달 한때 연중 최저점 수준인 15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월 들어 본격 반등을 시도 중인데 이날 급등 덕분에 단번에 2500원대를 회복했다.

HB테크놀러지 주가는 7일 오후 1시 20분 기준 전일 대비 17.56% 상승한 251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간까지 누적 거래량은 약 2670만주다. 지난해 7월 나온 4200만주 이후 최대 거래량이다.

이날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 가격인 2760원으로 직행했다. 다만 몇 분 안돼 상한가는 풀렸다.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2500원대로 내려앉았다. 오후 들어선 2500원을 사이에 두고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급등세는 회사 입장에선 반가울 수 밖에 없는 흐름이다. 지난달 초 주가는 1500원대까지 내려갔는데 2년래 최저점 수준이었다. 계엄·탄핵 정국 등 연말에 증시 악재가 몰리면서 투심은 더 침체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HB테크놀러지 입장에선 유리기판 테마가 구세주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한달 움직임만 보면 최저점을 찍은 뒤 ‘V자 반등’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이날 18%대 급등이 나오면서 더 탄력을 받았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최근의 반등을 이끈 건 전적으로 외국인의 힘이다. 외국인은 지난 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일관하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엔 18만주를 사들이며 3%대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개인은 순매도로 일관했고 기관은 유의미한 규모의 매매를 하지 않았다.

◇Public Announcement

HB테크놀러지는 디스플레이·2차전지 검사장비 업체다. 구체적으로는 OLED 전공정 AOI(자동광학 측정검사) 검사장비와 리페어 장비, 2차전지 외관검사 장비 등을 생산하는 장비 사업과 디스플레이 백라이트유닛인 도광판, 확산판 제조를 비롯해 도광판 패턴을 가공·판매하는 부품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부문에선 OLED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딥러닝 개발연구소를 설립해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자체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장비 경쟁력으로 디스플레이 고객사 중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최근엔 이차전지를 비롯해 PCB, 유리기판 등 기술 적용처를 늘려나가고 있다. 매출 구성비를 보면 제품(장비) 부문이 약 40~5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부품 매출이다.


최근엔 유리기판 검사 장비 부문으로의 사업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검사기술과 AI 딥러닝 기술 등을 기반으로 산업군 확대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말 반도체 유리기판 업체로부터 AOI 및 리페어 장비를 수주했고 지난해 상반기에 양산장비 3대를 납품했다. 해당 고객사는 SKC 자회사인 앱솔릭스인 것으로 시장에 알려져 있다. HB테크놀러지를 제외하면 국내에선 아직까지 유리기판 검사장비를 공급해 본 경쟁사는 없다.

이날 이뤄진 주가 급등도 유리기판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와 맞물려 반도체·유리기판 업체에 대한 조명이 다시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일 발표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 시작 소식도 해당 사업 수혜주로 꼽히는 HB테크놀러지에 호재로 작용한 모양새다.

다만 한편에선 유리기판 사업 관련 기대감은 아직까지 단지 기대감일 뿐이라는 지적도 공존한다. 관련 시장이 아직 개화하기 전인데다 유리기판 밸류체인에 속한 업체들이 본격 매출 증대 효과를 보기 위해선 각 공정에서의 수율 개선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HB테크놀러지 역시 지난해 시범적으로 납품한 장비 3대 외엔 관련 매출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이후에나 유의미한 양산 라인 구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Peer Group

HB테크놀러지는 국내 증시에서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 업종으로 분류된다. 2차전지 사업부문도 영위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부문이 감안된 업종 분류다.

해당 섹터엔 이녹스첨단소재, AP시스템, 미래나노텍, LX세미콘, 서울반도체, 덕산네오룩스, 선익시스템 등 70여개 기업이 속해있다. 이 중 HB테크놀러지의 상승률이 이날 가장 높다. 그밖에 금호전기, HB솔루션, 나래나노텍, 이엠앤아이 등이 2~7%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HB테크놀러지의 최대주주는 비상장법인인 에이치비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54%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에이치비콥은 문흥열 회장과 아들인 문성준 대표가 각각 31.86%, 50.66%의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역시 문보미 대표 등 오너 일가가 나눠갖고 있는 사실상 가족회사다.

에이치비콥에 대해선 2023년 말 감사보고서에 펄프, 고지 등의 수출입업과 부동산임대업, 광고대행업 등을 주된 영업으로 삼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실제 연매출 규모는 70억~80억원대로 미미한 수준이다. 사업보단 기업 집단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법인이다. 에이치비콥과 최대주주 문성준 대표를 꼭지점으로 한 기업집단 내에 HB테크놀러지를 비롯해 HB솔루션, HB인베스트먼트 등 상장사 세 곳이 속해 있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HB테크놀러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창현 이사와 전화 연결됐다. 오 이사는 “(최근 주가 상승세에 대해) 배경이 뭔지 회사 측에서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유리기판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아닌가 정도로 보긴 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오 이사는 “지난해는 (실적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면서도 “올해는 조금 개선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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