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여력 점검]배당 불확실한 4개사, 준비금 압력 어떻길래③조정순이익 모두 마이너스 기록…해약환급금준비금이 가장 큰 부담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17 12:44:09
[편집자주]
배당은 주식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가장 알기 쉬운 형태로 주주에 환원하는 활동이다. 주주는 주식회사의 주인인 만큼 배당은 주식회사의 가장 큰 존재 이유다. 지금 보험업계에서는 상장사들의 이익이 늘어났음에도 일부 보험사의 경우 배당 실시 자체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상장 보험사들의 실제 배당여력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5: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 동양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4개사는 2023년 결산배당을 실시한 8개 상장 보험사 중 2024년 결산배당의 실시 전망이 불투명한 곳들이다. 모두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지만 벌어들인 이익 이상의 금액을 법정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준비금 적립 이후의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이익잉여금의 미처리분, 혹은 임의적립금을 활용한다면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이 4개사는 모두 자본관리 과제의 부담이 적지 않다. 이익잉여금 계정 내의 배당가능 항목을 활용하기보다는 이미 쌓아둔 자본의 유출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처지다.
◇순이익 늘었지만…적립 예정 준비금이 더 많아
한화생명은 2024년 1~3분기 별도기준 누적 순이익 5846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이 기간 동양생명은 2657억원, 현대해상은 1조464억원, 한화손보는 3457억원씩 순이익을 거둬 각각 22.2%, 33.1%, 36.3%씩 증가했다.
3분기까지는 전년 대비 창출 이익이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법정 준비금 적립 예정액을 반영한 조정순이익은 한화생명이 -6017억원, 동양생명이 -652억원, 현대해상이 -296억원, 한화손보가 -189억원으로 4개사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사 공통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의 부담이 가장 컸다. 한화생명은 1조1598억원, 동양생명은 3532억원, 현대해상은 1조91억원, 한화손보는 3330억원이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적립 예정액이었다. 생보사 2곳의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만으로 순이익을 넘어섰을 정도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유 계약의 일괄 해지에 대비한 해약환급금의 부족분을 이익잉여금 계정 내에 별도로 적립하는 부분으로 배당 활용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2024년 신계약 성과를 앞세워 이익을 불렸지만 그 반대급부로 대규모의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들의 배당 실시 전망이 어둡다고 본다. 실제 4개사 중 한화생명, 동양생명,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공시를 통해 2024년 결산배당의 권리주주 확정과 관련한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한화손보의 경우 권리주주 관련 내용을 공시하기는 했으나 실제 배당을 실시할 여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배당 실시할 길 있지만…자본관리 과제 무거워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은 자본총계에서 각종 법정 준비금 및 임의준비금, 미실현이익 등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말한다. 즉 조정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이익잉여금 계정 내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활용하면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임의준비금도 임시주주총회를 거치면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입이 가능하다.
다만 4개사의 자본적정성 관리 과제가 가볍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4개사의 지급여력비율은 한화생명이 164.1%, 동양생명이 160.3%, 현대해상이 170.1%, 한화손보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178.2%다.
업계에서는 지급여력비율 170~180% 정도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해상과 한화손보는 170%를 넘어섰지만 이는 순수하게 자력으로 기록한 수치가 아니다. 현대해상은 작년 6월 5000억원, 한화손보는 8월 3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보강했다. 심지어 한화생명도 2차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1조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수치다.
2024년 연말 결산에서부터는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과 관련해 더욱 엄격한 모형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보험계약마진(CSM) 감소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4분기 현대해상은 2차례의 후순위채를 통해 1조3000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했으며 한화생명과 동양생명도 각각 8000억원, 3000억원씩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력으로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는 보험사들이 기존에 축적한 자본까지 헐어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2023년 결산배당을 실시한 상장 보험사 중 한화생명·동양생명·현대해상·한화손보 등 4개사는 연속 배당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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