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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약바이오 모멘텀 점검]대웅제약, '나보타' 힘든 치료시장 진출 '묘수'는 시밀러시장규모 4조 이상, 편두통 임상 고전으로 동등성 확보로 전략 변경

정새임 기자공개 2025-01-15 08:05:03

[편집자주]

비관적 시장 전망을 안고 시작한 2025년 청사년이지만 K-제약바이오엔 기대할만한 모멘텀이 많다. 신약개발부터 위탁생산개발(CDMO), 인공지능(AI) 의료, 헬스케어까지 분야별 밸류업을 노릴 임상, 데이터 발표, 사업개발(BD)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더벨은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이슈들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1품 1조'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글로벌 치료용 시장이다. 미용용으로 북미와 유럽에 진출하며 해외매출 1000억원을 넘겼지만 글로벌은 치료용 시장 규모가 더 크다.

지난해 치료용 개발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면서 2025년 최우선 목표가 바이오시밀러 동등성 입증으로 결정됐다. 치료용 적응증 획득의 까다로움으로 제시된 대안으로 이 전략이 받아들여진다면 훨씬 수월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보툴리눔 톡신에 바이오시밀러 개념을 적용한 사례가 없어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2019년부터 글로벌 치료용 시장 겨냥, 더딘 개발속도

대웅제약은 나보타 글로벌 치료용 시장 진출을 위해 2019년부터 작업을 추진했다. 북미 에스테틱 시장 유통 파트너사인 에볼루스 모회사 알페온이 치료용 시장 진출을 전담할 자회사 이온바이오파마를 세우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국내에선 근육경직 등 일부 치료용 적응증을 갖고 있지만 활발하게 적응증을 획득하지 않았다. 한국은 에스테틱 시장이 전체 90%에 달하고 치료용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하는 사례가 서양만큼 빈번하지 않아서다.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유럽은 다르다. 약 8조원(약 6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이 치료용이다. 미용용 적응증만 갖고있다면 반쪽짜리 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같다.

특히 편두통은 치료용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보툴리눔 톡신 사용이 빈번하다. 나보타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가 나보타 편두통 임상에 가장 공들이는 배경이다.


2021년부터 진행된 나보타 임상은 좀처럼 진전이 더디다. 지난해 2상 중간분석 결과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편두통은 환자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성패를 가른다. 하지만 위약군에서의 높은 '플라시보 효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지 못했다. 실제 1차평가지표인 월편두통일수(MMD)에서 나보타군과 위약군의 격차는 불과 0.1일이었다.

보툴리눔 톡신의 대명사 엘러간(현 애브비) '보톡스' 역시 편두통 임상에서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지만 추가 임상을 강행한 바 있다. 모수를 키우고 일차변수를 변경해 종합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적응증을 확보했다.

이온바이오파마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첫 2상 중간분석 결과를 받았을 때만 해도 보톡스처럼 3상을 강행할 의지가 더 높았다. 하지만 올해 새로운 전략으로 치료용 시장을 겨냥하는 모습이다.

◇3상 고심 끝 '바이오시밀러' 카드, 적용사례 없어 가능성 낮아

이온바이오파마의 신규 전략은 나보타를 '보톡스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제네릭'과 같다. 오리지널과 같은 성분 의약품을 시밀러로 허가받으면 오리지널이 확보한 적응증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회사다.

나보타와 보톡스 간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해 보톡스의 치료용 적응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나보타와 보톡스는 동일한 900kDA 분자구조를 지니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전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같은 전략을 구체화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를 이어가며 보톡스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활발한 항체의약품은 재조합기술을 활용해 구조가 밝혀진 단백질과 유사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보툴리눔 톡신처럼 살아있는 균주를 원료로 사용하는 생물학적제제는 애초에 '시밀러'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백신에 바이오시밀러가 없는 것과 유사하다.

보톡스 바이오시밀러 개발 시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허가된 사례는 없다. 바이오시밀러와 생물학적제제 허가 심사에 적용되는 규정도 달라 FDA가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올해 이온바이오파마를 통해 FDA와의 논의에 대한 추가 소식이 나올 전망이다. 이는 대웅제약의 '1품 1조'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웅제약에서 나보타는 단일 품목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제품이다. 매출을 주도하는 건 수출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나보타를 포함한 펙푸클루, 엔블로 3개 품목의 개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2023년 기준 나보타 매출은 14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은 1378억원으로 연매출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북미 진출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온바이오파마를 통해 글로벌 치료용 개발 전략을 수립 중이며 탈모 등 추가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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