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첨단소재 road to IPO]'불리한 업황' FI 매입단가보다 낮은 공모가 '눈길'시장 친화적 가격 설계, 코스닥 상장 최우선 방점
성상우 기자공개 2025-01-15 15:13:04
[편집자주]
대진첨단소재가 설립 6년만에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주력 고객사인 국내 최대 셀메이커 L사를 따라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이룬 덕분에 현지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빠르게 안착했다. 2020년대 들어 드라마틱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낮은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차전지 혹한기 국면에서 상장이 성사될지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더벨은 대진첨단소재의 공모 전략과 상장 후 성장 플랜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진첨단소재에 상장 전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경우 높은 수익률이 전제된 초기 엑시트(Exit)는 일단 힘들어졌다.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할인율을 올려 잡으면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이 주요 FI들의 주식 매입단가 아래로 내려왔다.물론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400%이고 상장 직후 주가 급등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최근 업황을 고려할 때 장담하기 어려운 편이다.
◇정정 신고서 '트럼프 집권,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 부정적' 명시
공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대진첨단소재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900원~1만3000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2145억원으로 제시했다.
회사 수익 구조상 가장 유리한 툴인 ‘EV/EBITDA’ 방식으로 최초 주당 가액은 1만9200원(할인율 적용 전)으로 책정했다. 다만 밸류에이션 마지막 단계에서 할인율 범위를 최대 43%대로 높이면서 최종 공모가는 밴드 상단 기준 1만3000원으로 낮아졌다.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한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시장의 단기 관측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수준 몸값을 고집하기보단 우선 시장 친화적 가격으로 상장 작업부터 마무리 짓자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같은 위기의식은 지난 14일 정정 공시한 증권신고서에도 드러나있다. 신고서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전기차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IRA 폐지를 공언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전기차 산업 활성화 정책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며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새로 추가됐다.
◇밴드 최상단 공모가 확정해도 FI 매입단가 줄줄이 하회
눈여겨 볼 대목은 기존 주주들의 매입단가다. 상당수 FI들의 주식 발행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훌쩍 뛰어넘는다. 가장 최근에 들어온 FI들 뿐만 아니라 수년 전 투자한 FI들의 발행가 역시 밴드 상단보다 높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이뤄진 1~6회차 전환사채(CB) 발행건이다. 해당 CB 물량은 모두 3만5706원의 전환가를 조건으로 발행됐다. 지난해 8월 이뤄진 무상증자(1주당 1주)에 따라 조정된 전환가는 1만7853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이 500억원 미만일 경우 최초 전환가액의 90%로 조정한다는 리픽싱 조건에 따라 전환가는 1만6068원으로 더 낮아졌다.
공모가 밴드 상단보다 높은 금액이다. 다만 해당 물량은 발행 당시 약정한 추가적인 리픽싱 조항에 따라 단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주식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게 될 경우 1주당 공모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그 당시 전환가를 하회하는 경우, 전환가를 공모가의 70%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조정한다는 조건이다. 공모가가 밴드 상단인 1만3000원으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그 70% 상당 가격은 9100원으로 전환가(1만6068원)보다 낮다. 이 경우 전환가는 9100원으로 낮아진다.
문제는 처음부터 보통주를 매입했거나 이미 CB의 보통주 전환을 마친 FI들이다. 가장 최근 기준으론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이뤄진 보통주 유상증자에 참여한 우리은행, 베노티앤알, 신한-아이스퀘어벤처투자조합제1호, 아르게스-AFWP스마트모빌리티신기술투자 등이다. 무상증자를 고려한 이들의 주당 매입단가는 1만7853원으로 밴드 상단 대비 37% 가량 높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2년 5월부터 6월 사이 이뤄진 세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한 곳들도 같은 케이스다. 주당 21만4233원에 보통주를 매입했는데 이후 이뤄진 두 차례의 무상증자를 감안한 주당 단가는 1만7852원이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 3곳(MIP디지털실감콘텐츠투자조합·스마트헬스케어MIP투자조합·MIP혁신M&A투자조합)과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코오롱2021이노베이션투자조합’ 펀드의 보유 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설립 초기에 투자자로 들어온 곳들도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또 다른 펀드 ‘코오롱2020소재부품장비투자조합’과 ‘에스제이이에스지혁신성장펀드’를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이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이뤄진 상환전환우선주(RCPS)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당시 발행가는 133만3175원이었다. 이후 이뤄진 액면분할과 두 차례의 무상증자를 감안한 주당 단가는 1만1109원이다. 밴드 상단보다 낮지만 하단보단 높은 금액이다. 해당 물량은 전량 보통주로 이미 전환됐다.
◇1개월차 대기 물량 40% 변수, FI 오버행 이슈 제한적
이 같은 공모 구조는 오버행 리스크 측면에선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상장 후 기간별 유통가능 주식 수를 보면 상장 1개월 뒤 풀리는 지분이 약 40%로 가장 많다.
다만 공모가가 희망 밴드 내에서 확정된다고 가정했을 때, 상장 후 1개월 시점까지 주가가 공모가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까지 오르지 못할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FI들 입장에선 보유 지분을 매도할 유인이 작다.
확정 공모가가 1만300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2022년 이후 투자한 FI들은 상장 후 한달동안 공모가 대비 40% 수준의 주가 상승이 이뤄져야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가장 많은 물량이 풀리기로 예정돼 있는 상장 후 1개월 시점에서 실제 매도 물량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대진첨단소재 관계자는 “이차전지 붐이 한번 지나고 난 시점이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캐즘같은 시장 상황 역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시장에 입성하는 것을 우선시한다면 시장 친화적인 가격이 필요하다고 주관사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사들은 공모가에 대해 처음엔 부정적인 의견을 내긴 했다"면서 "그럼에도 투자 이후 보여 온 성장세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일단 상장을 한 다음에 다시 한번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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