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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신사업 '중고차 경매'...신용등급 높이기 과제" [thebell interview]'독립경영 첫 경영진' 박상욱 SK렌터카 CFO "볼트온 M&A 전략 배제하지 않아"

이영호 기자공개 2025-01-22 07:18:5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7시2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상욱 SK렌터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8월 SK렌터카에 합류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회사를 인수한 후 새롭게 선임된 최고경영진 중 한 명이다. CFO 역할은 단순히 자금 조달과 재무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박 CFO는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러 경영전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어피너티 피인수 후 첫 CFO로서 책임감도 무겁다. 기업가치 상승 기틀을 세우는 것이 박 CFO의 숙제다. 박 CFO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시작한 재무 전문가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 생리를 잘 이해하는 인물로도 평가 받는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포트폴리오 기업인 투썸플레이스, 메타엠에서 다년간 CFO를 역임할 만큼, 사모펀드 운용사와의 소통에 능숙하고 밸류업 전략 이해도도 높다는 평이다.

박 CFO는 인터뷰 중 '라이프타임밸류(Life Time Value, LTV)'라는 단어를 몇 차례 꺼내들었다. LTV는 렌터카 신차 출고부터 반납, 중고차 렌탈, 중고차 매각까지 상품 생애주기에 따른 가치를 말한다. 렌터카 기업은 생애주기 별 차량의 상품 가치를 극대화해 현금흐름을 최대한 창출해야 한다. LTV를 높여 수익성과 재무여건을 한층 개선한다는 목표다.

LTV 강화 일환으로 최근 SK렌터카는 중고차 경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천안 소재 중고차 단지를 매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하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 경매장을 새롭게 연다. 중고차 경매 사업을 내재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 CFO는 "중고차 경매는 현대글로비스, 롯데렌탈, 케이카 등이 진출한 시장으로 SK렌터카는 자체 경매장이 없어 타사 플랫폼을 유료로 이용해왔다"며 "SK렌터카는 중고차 경매사업 내재화를 통해 매각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비용은 줄이고, 타사 경매물건을 확보해 추가 수익까지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CFO가 짊어진 또 다른 중책은 SK렌터카의 신용등급 상승이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은 SK렌터카가 어피너티에 피인수된 직후 회사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SK그룹에서 어피너티로 대주주가 변동된 이슈를 신용등급에 반영한 결과다.

그는 회사 펀더멘탈 문제가 생겨 신용등급이 떨어진 게 아니라고 진단했다. SK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회사 본연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한 수치로 해석했다. 회사 합류 후 직접 따져본 회사의 재무상태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SK렌터카는 이전 수준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게 또 하나의 목표다. 신용등급은 자본 조달 비용과 직결된다. 렌터카 기업은 신차를 출고할 때 외부 자금을 끌어다 쓴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더 높은 이자율을 부담한다.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에는 악조건이다.

박 CFO는 "SK그룹에서 분리했다고 해도 자금 조달 전략에 큰 변화나 지장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현금흐름 역량이 우수한 덕분에 작년 말 회사채(4000억원)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는데, 당시 시장 평가는 피인수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3~4월경 다시 신용등급을 평가할 예정이다. 작년 실적이 평가 잣대로 활용된다. 박 CFO는 새 평가결과를 확인한 후 향후 대응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다.
배당과 리캡(recap, 자본재조정)은 당장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로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재무 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 때문이다. 배당과 리캡은 사모펀드 운용사 포트폴리오 기업의 숙명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는 배당과 리캡 전략을 토대로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추후 투자금 회수 시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포트폴리오 기업으로선 재무 부담이 될 수 있어 충분한 '몸 만들기'가 필요하다. 박 CFO는 주주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단단한 재무청사진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우선은 SK렌터카가 정당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실적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SK렌터카와 어피너티를 겨냥한 중국자본 논란을 두고도 입을 뗐다. 박 CFO는 어피너티가 SK렌터카를 인수할 때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고, 중국 자본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 CFO는 "어피너티는 약 25년 전부터 국내에서 투자활동을 해오던 사모펀드 운용사로 이번 투자에도 렌터카 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어 경영진으로 합류하게 됐다"며 "SK렌터카는 30여년 넘게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본사와 자회사,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14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금번 중국계 자본 논란은 사실과도 다르며 이러한 루머가 발생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피력했다.

박 CFO는 SK렌터카는 이미 B2C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보유했다고 짚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만간 새 서비스와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SK렌터카는 높은 서비스 퀄리티와 폭넓은 비즈니스 사이클로 시장에서 차별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B2C, B2B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으로 기업가치와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에서 볼트온 M&A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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