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인수 우군' 한화비전, 금감원도 지켜보고 있다 출자 명분 '의문', 주주권리 침해 소액주주 반발 가능성…금감원 "밸류업 측면 들여다본다"
이영호 기자공개 2025-01-21 13:27:41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목할 점은 한화비전의 아워홈 출자 명분이다. 상장사인 한화비전이 사업 연관성을 찾기 힘든 아워홈에 출자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거액의 현금을 투입할 경우 주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증시 밸류업 흐름과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개입 여부도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비전은 아워홈 인수에 2500억~3000억원을 보탤 예정이다. 아워홈 밸류에이션은 지분 100% 기준 1조5000억원 정도로 책정됐다. 한화 측은 한화비전 외에도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2000억~3000억원)와 더불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자금을 보탠 뒤, 잔여 대금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화 측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과 딜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우의 수는 다양하지만 M&A시 통상적으로 거래규모 절반 정도를 인수금융으로 충당하는 편이다. 에퀴티로 모이는 금액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한화비전의 출자 비중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비전은 카메라 광학 사업을 필두로 스마트시티, 아파트 관리 시스템 등 IT 솔루션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한화비전은 이달 1일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자회사 한화비전을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한화비전으로 변경하며 현재 모습을 갖췄다.
문제는 한화비전이 여러 외부 주주들이 연계된 상장사란 점이다. 전신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라는 이름으로 상장된 시가총액 1조9000억원 코스피 기업이다.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연구개발 대신 사업과 무관한 기업 인수자금에 투입한다는 점은 주주들의 반발을 살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카메라 광학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전개하는 한화비전과 급식 전문 기업인 아워홈 간 사업 시너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주주가치 제고 중요성이 커진 밸류업 시대가 도래한데다 출자 사실을 인지한 소액주주들이 이번 딜에 동조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투자 근거를 세운 뒤 출자를 결행했을 것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될 소지는 없을 것"이라면서 "투자 후 아워홈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지분 가치도 함께 높아진다는 논리를 마련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빅딜인 아워홈 인수를 통해 한화그룹 삼형제 승계구도를 완성하는 구도로 보인다"며 "삼형제의 사업 기반을 확립한 뒤 추후 그룹 계열분리 시나리오까지도 고려한 행보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금감원의 개입 가능성은 관전 포인트다. 최근 금감원이 유수 기업들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점은 무시못할 변수다. 앞서 두산그룹이 금감원의 벽에 부딪혀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재편을 전면 중단했다. 이수페타시스도 유상증자를 두고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합병비율과 유상증자 등 재무전략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며 각 그룹사가 제출한 합병안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합병 등 직접적으로 주주간 이해관계와 연결된 것이 아니고 아직 공시도 되지 않은 만큼 금감원이 나서 개별 투자건을 들여다보지는 않는다"며 "단순 출자는 제재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밸류업 등 측면에서 주주권리를 침해하는 요소들이 발생할 경우 별건으로 들여다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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