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지투지·인벤티지랩' DDS, 비만약 투약 개선 블루칩 장기지속형 플랫폼 보유한 바이오텍 3사…'일라이릴리·베링거' 등 빅파마도 주목
김진호 기자공개 2025-01-22 07:34:4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만 시장 게임체인저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시스템(DDS)'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주자는 펩트론과 인벤티지랩, 지투지바이오 등이며 모두 미립구(작은 구체)를 활용한 DDS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빅파마와 계약까지 따낸 펩트론은 시가총액 2조원 이상으로 몸집이 커졌다. 펩트론과의 특허분쟁을 겪은 지투지바이오는 내달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하는 등 사업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벤티지랩은 화이자를 넘어서는 미립구 생산 능력을 내세우며 국내외 기업과의 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제제로 게임체인저 개발 시도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은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나 미국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국내 제품명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의 주1회 주사제가 시장을 선도한다. 후발 약물 개발 기업들은 선도약물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데 집중한다.
체중감량 효과가 최대 26%에 달하는 젭바운드가 등장했을 때 업계서는 이보다 효능이 더 높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체중을 30% 안팎 또는 그 이상으로 감량하는 약물은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투약간격을 늘리는 용법에서 승부를 보려는 기업이 나타났다. 월 1회 또는 2달 간격으로 한 번만 주사하는 비만약이 나온다면 경구제 이상의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장기지속형 기술은 폴리머를 활용하는 '페길레이션'이나 고분자성 미립구 활용하는 방식 등이 존재한다. 이 중 후자는 위고비 등과 같은 펩타이드성 물질의 물리화학적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그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국내 바이오텍이 미립구 기반 DDS에서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를 찾으려는 이유다.
◇'펩트론·지투지' 특허 분쟁 종료 각자도생 스타트
펩트론과 지투지바이오 등은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제제를 활용해 대사질환 약물 개선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위고비의 주요물질 특허는 한국과 중국 등에서 2026년~2029년,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에서 2031년~2032년 사이에 만료된다.
1997년 설립된 펩트론은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해 약물의 방출속도를 조절하는 5~5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크기의 미립구 기반 DDS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보유하고 있다. 수개월 이상 약물의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0월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여러 펩타이드 물질에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는 기술 평가 계약을 맺기도 했다. 20일 종가 기준 회사 시총은 2조1200억원이다.
2002년부터 14년간 펩트론의 연구와 사업개발을 총괄한 이희용 대표가 2017년에 세운 곳이 지투지바이오다. 펩타이드 또는 저분자 화합물에 특화된 장기지속성 DDS 플랫폼 '이노램프'를 보유하고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수십㎛ 크기의 미립구를 생산하며 펩타이드 함량 50%까지 높이는데 성공했다. 2023년 글로벌제약사와 장기지속형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공동연구·평가 및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0~30% 수준인 미립구 속 펩타이드 함량을 크게 개선한 것"이라며 "미립구를 구성하는 고분자 비율을 낮아지면 약물을 투약할 때 통증이 줄어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최근까지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에 미립구를 활용한 장기지속 기술을 적용하는 지투지바이오의 특허에 대한 다툼을 벌여 왔다. 2023년 펩트론이 해당 특허 무효심판을 청구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런데 작년 8월 특허청이 지투지바이오의 특허 등록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고 항소를 진행했음에도 이달 특허 소멸 결정이 나왔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특허 관련 내용은 기술성평가 과정에서 다 소명됐다"며 "내달로 예정된 IPO 절차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체역학 접목, 미립구 생산성 높인 인벤티지랩
인벤티지랩은 미립구 생산에 최적화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플랫폼 'IVL-DrugFluidic(드럭플루이딕)'으로 국내외 기업과 신약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IVL-드럭플루이딕은 지름 50~100㎛ 크기의 구체를 일정하게 생성하고 그 봉입률(타깃 물질을 감싸는 비율)도 95% 이상으로 확인되고 있다. 약물의 지속 기간을 1~6개월 내외로 조절할 수 있다.
작년 1월 인벤티지랩은 유한양행과 비만 및 당뇨 분야 지속형제제 개발 계약을 맺었다. 같은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의 후보물질에 IVL-드럭플루이딕을 적용하는 공동 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가 제시하는 기술에서 내세우는 수치가 제각각이어서 플랫폼을 단순 비교하기 힘들고 어떤 물질을 탑재하는냐에 따라 그 성능도 달리진다"며 "국내 바이오텍에 여러 빅파마가 관심을 보인만큼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펩타이드 뿐만아니라 더 작은 크기의 지질나노입자(LNP) 등을 균일하게 생산하는 'IVL-GeneFluidic(진플루이딕)도 있다"며 "DDS 기술의 적용영역 확장 및 약물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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