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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봄을 기대하는 '압타머' 개발사

김진호 기자공개 2025-01-21 08:23:4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 달만 기다리면 2025년의 봄이 찾아온다. 첨단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봄은 계절이 바뀌듯 순조롭게 다가오진 않는 것 같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압타머 신약 개발을 시도하는 압타머사이언스도 봄을 고대하고 있다.

학계에서 새로운 생명공학 개념이 나온 다음 최소 20여 년의 시간이 지나야 관련 신약이 상업화 궤도에 오른다. 대표적인 예가 항암 치료 시장을 평정한 항체 기반 면역관문억제제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1992년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 표면 막단백질 'PD-1'을 찾아냈다. 이런 면역관문 수용체 단백질을 타깃하면 면역세포가 더 높은 확률로 암을 공격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됐다. 결국 2011년 최초의 면역관문억제제 '여보이'가 미국에서 승인됐다. 3년 뒤인 2014년에는 해당 분야 최대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하게 되는 '키트루다'도 탄생했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처럼 운이 좋은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1990년대 들어 처음 제기됐다. 하지만 규제기관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종류의 약물이라는 점이 개발 걸림돌이었다. 빨라도 2030년이 넘어야 첫 mRNA 백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화이자가 mRNA 백신의 상업화 개발에 나선지 9개월만인 2020년 말 긴급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압타머는 면역관문억제제나 mRNA 백신 중 어느 성공 루트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압타머는 RNA보다 훨씬 길이가 짧은 올리고 핵산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연구되기 시작됐다. 2005년과 2023년에 각각 1종씩 총 2종의 압타머 신약이 나오기도 했다. 적응증이 모두 안과질환인데다 항체 기반 경쟁약으로 인해 힘을 못 쓰는 상태다. mRNA 백신과 같은 계열임에도 개발 기간이 단축될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압타머사이언스는 항암 압타머 신약 개발을 시도하는 중이다. 차세대 항암 모달리티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압타머를 융합했다. 항체 대신 압타머를 적용한 '압타머약물접합체(ApDC)'다. 작년 10월 관련 파이프라인의 국내 임상 1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시가총액이 약 300억원인 작은 바이오텍의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텍 대장격인 알테오젠도 이 같은 시기를 거쳤다. 압타머사이언스를 비롯해 성장을 향해 달리는 바이오텍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심을 갖고 봄을 앞당길 최선의 준비를 다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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