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의 홀로서기]'급식' 만으론 부족한 실익…중장기 시너지 관건⑤인수 성공해도 급식 캡티브 물량 감소…푸드테크·로보틱스 역할 '주목'
안준호 기자공개 2025-01-24 07:58:11
[편집자주]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선 부사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하고 한화푸드테크를 출범시킨 데 이어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베팅했다. 김 부사장은 왜 미래 먹거리로 F&B를 점 찍었을까. 그가 바라보는 그룹의 미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더벨은 김 부사장의 M&A 전략과 배경을 짚어보고 한화그룹 리테일 부문의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9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기업가치를 조단위로 평가해 인수 이후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수 기업을 보유한 만큼 단체급식 고정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아워홈이 가진 범LG 계열 물량을 대체할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인수 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외식 브랜드 식자재 유통, 식음료위탁(컨세션) 확대와 함께 푸드테크 분야의 결과물이 관건이다. 주역을 맡아야 할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가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것은 변수로 지목된다.
◇캡티브 비중 큰 위탁급식 시장, 단기 실익은 기대하기 어려워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전략총괄 부사장은 경영 일선에 나선 후 F&B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다. 파이브가이즈 등 브랜드 론칭을 진두지휘한 것은 물론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푸드테크 육성에도 진심을 보였다. 아워홈 인수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거래가 역시 F&B 사업에 대한 확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1조5000억원이라는 금액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평이 갈린다. 아워홈이 매물로서 매력이 있는 기업은 맞지만, 일반적으론 제시하기 어려운 금액이라는 평가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위탁급식 시장 성격을 고려하면 인수 이후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의견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은 LG그룹에서 계열분리 이후 20년 이상이 흘렀지만 여전히 범LG 계열 기업 사업장 관련 매출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 곳”이라며 “매각 이후에는 이 물량을 그대로 유지하긴 힘들기에 현재 평가된 기업가치에도 의문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계열 위탁급식 기업들 대부분 일정 수준의 내부거래가 존재한다.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다. 2023년 기준 국내 매출액 2조5937억원 가운데 캡티브 물량이 8396억원 가량으로 약 32.4%에 달한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단체급식서비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워홈은 현재 LG그룹 80여 곳, LS그룹 20여 곳, GS그룹 10여곳 등 범LG 계열 물량이 다수 존재한다. 단 신규 고객 발굴과 해외 사업장 진출 등에 주력하며 최근 비중은 20% 수준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기준 아워홈의 식음료(외식+급식) 매출액은 1조1706억원이다.
반면 인수 이후 한화그룹 캡티브 물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외식사업부의 캡티브 수요는 일식수 기준 약 20% 수준으로 추산됐다. 당시 전체 일식 규모는 16만식이었다. 2020년 이후 M&A를 통해 대형 사업장들이 추가됐지만, 당장 위탁 업체를 바꾸긴 어렵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식자재유통과 컨세션 사업 확장…푸드테크 시너지 중장기 과제
인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위탁급식 이외의 분야에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아워홈은 위탁급식을 모태로 출발한 기업이지만 현재는 타 부문 비중도 만만치 않게 크다.
식품브랜드 제품과 식자재유통이 포함된 아워홈 식품유통 매출액은 2023년 기준 812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9835억원) 가운데 약 41%에 달한다. 향후 F&B 브랜드 확장이 이뤄지면 유통 부문에서 역할이 가능할 전망이다.
컨세션 사업 역시 확장 가능성이 있다. 한화 측은 현재 63스퀘어와 한국프레스센터, FKI타워,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등에서 컨세션 사업을 운영 중이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국내 주요 공항과 대형 쇼핑몰에서 90여개 사업장을 갖고 있는 아워홈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푸드테크 분야의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푸드테크 부문의 주된 축은 한화푸드테크(구 더테이스터블)와 한화로보틱스다. 로보틱스는 2023년 한화모멘텀 FA사업부에서 협동로봇과 무인 운반차량(AGV) 부문이 분할되어 설립됐다. 현재 협동로봇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 주요 로봇 기업과는 아직 격차가 있다는 평가다. 분할 설립 당시에도 협동로봇과 AGV 사업 매출 비중은 약 100억원으로, 2% 안팎에 그쳤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협동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 분야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등 국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며 “한화로보틱스는 아직까진 시장 포지셔닝이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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