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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독립경영 남은 과제, SSG닷컴④계열분리 완성 위해 이마트·신세계 중 한 곳 지분 줄여야…달라진 이커머스 전략 '주목'

안준호 기자공개 2025-01-16 12:35:13

[편집자주]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 정용진의 이마트, 정유경의 신세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용진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잔여 지분 10%를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더벨은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행보와 추후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 작업이 종착점에 가까워졌다. 이미 사업 상 분리가 완료된 가운데 이명희 총괄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도 매수 작업이 진행되며 독립 경영 체제가 완성됐다. 지분 거래가 끝나면 공정거래위원회 계열분리 신청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함께 지분을 보유한 SSG닷컴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계열분리 요건에 따라 양 측 가운데 한 쪽이 보유 주식을 대폭 줄여야 한다. 출범 경위나 사업 유사성을 고려하면 이마트 측이 가져가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최근 이커머스 사업 부문에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은 변수로 꼽힌다.

◇완성 앞둔 독립 경영 체제…마지막 과제는 SSG닷컴 지분 정리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오는 2월 10일부터 30일 동안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278만7582주(10%)를 시간외 매매로 매수할 계획이다. 취득 단가는 주당 76800원으로 공시 당일인 10일 종가 대비 20% 가량 할증한 수준이다.

정 회장은 현재 이마트 주식 18.56%를 갖고 있다. 거래가 완료된 이후엔 30% 가량으로 보유 지분이 증가하며 지배력을 확대하게 된다. 이마트, 삼성전자 주식 등 개인 자산이 충분한 만큼 거래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로 그룹 계열분리와 독립 경영 체제는 사실상 완성 구도를 갖추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을 신설하고 별도 지주사 역할을 부여하며 분리 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단 이 총괄회장이 두 지주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며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으로 규정되어 왔다.

향후 계열분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상 요건을 갖춘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인정기준으로는 △상호 주식소유 요건 △임원겸임관계 △채무보증 및 자금대차 관계 등이 있다. 이 중 주식소유 요건을 충족시키려면 상호 보유 지분이 10% 미만(상장사는 3% 미만)이어야 한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 양 측이 지분을 같이 보유한 회사는 SSG닷컴 뿐이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 요건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마트 쪽이 35% 가량의 지분을, 혹은 신세계 측이 15% 지분을 상대방에게 넘겨야 한다.



◇이커머스 투자 줄이는 이마트…보유 지분 향방 '물음표'

SSG닷컴 지분 정리 과정은 그룹의 향후 이커머스 사업 전략과도 연관된 문제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 이마트와 신세계 온라인사업부가 물적분할 뒤 합병하며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1조원을 투자하며 30% 지분을 확보했다.

단 약 5년이 이른 현재 SSG닷컴은 설립 당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매출액 등 정량적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쿠팡 등이 장악한 시장 판도를 뒤집지는 못했다. 2023년 기준 매출액 1조원, 총거래량(GMV) 5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덩치는 키웠지만 기업공개(IPO) 계획에선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설립 당시 참여한 FI들 역시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원금 수준에 엑시트를 진행한 상태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이마트 측의 지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신세계보다는 이마트 측과 시너지가 큰 편이다. SSG닷컴 출범 당시에도 이마트 측 보유 지분이 50%가 넘었다.

변수는 이마트의 이커머스 사업 전략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오프라인 중심의 본업 경쟁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합작법인(JV) 설립, 직접 물류 비중 축소 등이 대표적 사례다.

SSG닷컴과 양대 축을 이루던 지마켓은 최근 알리바바코리아와 합작법인(JV) 설립을 발표했다. 한국을 전략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알리바바코리아 측과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로 평가된다. 과거 공을 들여 구축한 자체 물류망 역시 최근엔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온라인 유통 채널이 필요한 만큼 보유 지분을 오히려 늘리는 선택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SSG닷컴 보유 지분에 대해선 현재 어떤 부분도 확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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