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RMN 시장 개화]CJ, 통합 대신 '각개전투' 광고사업 고도화 시동②올리브영 주축 RMN 확장 움직임…계열사 연계 시너지 '아직'
서지민 기자공개 2025-01-24 07:49:09
[편집자주]
국내 RMN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다. 소매 업체가 직접 보유한 소비자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리테일 미디어의 효율성과 성장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지 오래다. 경기 침체, 경쟁 심화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국내 유통 기업들은 리테일 미디어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유통사들의 RMN 사업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고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3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가 유통 기업들의 신규 수익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CJ 역시 RMN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통합 플랫폼을 구현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보다는 계열사 별로 '각개전투'에 나선 모습이다.◇리테일미디어사업팀 주도 광고 생태계 구축, 뷰티 분야 고객 데이터 강점
CJ그룹에서 가장 활발하게 RMN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CJ올리브영이다. 전담 조직으로 리테일미디어 사업팀을 꾸리고 전문 인력을 충원하며 올리브영만의 광고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자사 앱, 매장 내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활용한 광고 상품을 운영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광고 사업을 플랫폼화하기 시작했다.
RMN의 본질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를 최적화하는 데 있다. 실제 소비자의 구매가 발생하는 유통업체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정확한 판매 실적 확인이 가능하고 보다 정교하게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즉 뷰티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올리브영이 가진 독보적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에 분포된 1350여개 매장과 온라인몰의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자사 앱 데이터와 연계해 매장 내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를 운영하는 등 온오프라인 채널 시너지를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를 대상으로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유통사와 브랜드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윈윈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리브영은 잠재력이 높은 중소 뷰티 브랜드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K뷰티 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강조해왔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9월 새로운 성과형 광고 상품을 선보였다. 향후 리테일미디어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온오프라인 채널 간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CJ ENM도 RMN 추진 나설까…온스타일·티빙 활용도 주목
계열사 CJ ENM도 RMN 사업을 전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CJ온스타일을 운영하는 CJ ENM 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리테일미디어 사업 경력자를 모집하고 나섰다. 온스타일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사 및 협력사 대상 RMN 사업을 기획하고 개인화 광고 상품을 구체화하는 역할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모바일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영상 쇼핑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경쟁력 강화 노력에 힘입어 플랫폼 이용자가 증가하자 이를 활용한 광고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RMN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디지털 마케팅 계열사인 메조미디어가 CJ ENM에 리테일 미디어 사업 추진을 제안하고자 준비 중이다.
특히 CJ ENM의 경우 OTT 플랫폼 티빙을 운영하고 있어 RMN 사업을 시작할 경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아마존이 OTT 플랫폼으로 RMN을 확장해 구매 전환율을 높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마존은 자사 OTT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에 광고를 도입하고 신규 광고 상품을 발표했다. OTT 이용 중 광고를 시청하다가 관심 있는 상품이 나오면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 아마존에 접속해 즉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한 그룹 차원의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CJ ONE 멤버십, 티빙, 온스타일, 올리브영 등 CJ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경우 광고주의 운영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미디어렙사 메조미디어가 모회사인 CJ ENM에 RMN 사업 추진을 제안하고 있긴 하나 아직 사업이 구체화되진 않은 상태"라며 "CJ그룹이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보유한 만큼 RMN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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