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RMN 시장 개화]롯데, '월마트 벤치마킹' 통합 플랫폼 구축③'RMN·AI'로 신규 수익원 창출 목표, 계열사별 온오프라인 채널 합친다
서지민 기자공개 2025-01-31 07:52:13
[편집자주]
국내 RMN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이다. 소매 업체가 직접 보유한 소비자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하는 리테일 미디어의 효율성과 성장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지 오래다. 경기 침체, 경쟁 심화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국내 유통 기업들은 리테일 미디어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유통사들의 RMN 사업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는 최근 수년 사이 롯데쇼핑의 핵심 성장전략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 중 하나다. 계열사 통합 RMN 플랫폼을 론칭해 롯데그룹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내수 유통 성장한계에 신사업 모색, 4100만 고객 데이터 활용
롯데그룹은 2023년 처음으로 RMN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당해 진행된 롯데쇼핑 CEO IR DAY에서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은 직접 롯데쇼핑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6대 핵심전략을 공개했다.
이때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 바로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이다. 그룹 내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해 개인화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 데이터 분석을 통한 B2B 사업 등 롯데그룹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으로 신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8월 열린 롯데홈쇼핑 타운홀 미팅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RMN 사업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AI에 투자해 광고업을 강화하겠다"며 10조원 규모의 광고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진행된 롯데쇼핑 CEO IR DAY에서도 RMN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부회장은 AI와 RMN 신사업이 롯데쇼핑의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신규사업으로 2026년 3000억원, 2030년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롯데그룹이 이토록 수차례에 걸쳐 RMN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이유는 내수 소비 시장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RMN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롯데멤버스를 통해 확보한 4100만명 고객 데이터와 백화점, 마트, 온라인몰, 영화관, 홈쇼핑 등 다양한 광고 채널을 활용할 계획이다.
◇RMN추진TF 출범 후 조직 확대, 외부 애드테크 업체와 MOU
RMN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롯데 유통군 내 RMN추진TF팀을 꾸렸다. 2024년 3월 신설된 후 약 1년간 조직을 구체화하고 인원을 보강하면서 RMN 담당 조직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출범 당시 TF장은 권원식 롯데 유통군HQ 경영전략본부장 전무였으나 2025년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권 전무가 퇴임하면서 수장이 바뀌었다. 신임 조직장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장이 교체된만큼 RMN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다.
TF장 외에 롯데의 RMN 사업 추진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는 강정훈 상무보가 있다. 강 상무보는 커머스 미디어그룹 크리테오(Criteo)에서 리테일 미디어 신사업을 담당했던 RMN 전문가다.
RMN 사업 전개를 위해 미국 전통 유통업체 월마트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마트는 애드테크 회사 TTD와 협업해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라는 자체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해 광고 도달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롯데의 RMN 사업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다. 롯데 유통군은 미국의 마케팅테크 및 애드테크 솔루션 기업 엡실론(Epsilon)과 RMN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스템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롯데온, 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등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리테일 미디어를 통합해 롯데만의 온·오프라인 통합 RMN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기존에는 광고주가 각 계열사별로 계약을 맺어 광고를 집행해야 했다. 통합 플랫폼이 구축되면 단일 계약으로 롯데가 가진 다양한 채널에 원스톱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멤버스가 이미 애드테크 사업을 영위 중이나 롯데멤버스는 롯제지주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롯데쇼핑이 RMN의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선 지배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RMN 사업이 유의미한 규모로 성장할 시 롯데쇼핑의 수익성 개선과 밸류에이션 반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RMN 사업은 올해 주요 추진 목표 중 하나"라며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사업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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