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경영승계 시스템 변화]신한금융, '리더십센터' 후보풀 '자경위→회추위' 단계별 검증②일원화된 CEO 후보군 관리 체계…연임·신규 선임 CEO 행보 이목집중
최필우 기자공개 2025-01-31 15:10:55
[편집자주]
국내 재계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오너 위주로 경영승계 판도가 짜이지만 금융권은 사정이 다르다.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정해져 있어 권한 분산과 승계 구도를 염두에 둬야 한다. 부회장, 부문장, 부사장 등으로 불리는 임원들은 현직 회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차기 CEO 후보로 꼽히곤 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승계 프로그램은 지배구조 선진화 척도이기도 하다. 금융지주 경영승계 시스템 현황과 최근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1기 체제에서 부회장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계열사 CEO 중심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차기 리더 후보군이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계별 검증을 받는 구조다. 자경위와 회추위를 지원하는 리더십센터가 후보군을 육성하고 관리한다.현 시스템이 유지되면 최근 자경위에서 연임되거나 신규 선임된 후보들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가 정립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회추위는 현직 회장과 신한은행장, 신한카드 대표를 숏리스트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강했다. 최근 자경위에서 본부장급 임원들이 대거 CEO로 올라선 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룹 경영진 평가 데이터 한곳에
신한금융은 이사회 산하 모든 소위원회에 지원 조직을 두고 있다. 지주와 계열사 승계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회추위, 자경위를 지원하는 조직은 신한리더십센터다. 신한리더십센터는 보수위원회까지 총 3개 소위원회를 지원한다. 계열사 CEO 후보군, 현직 CEO, 지주 회장 후보군에 대한 육성, 검증, 평가가 신한리더십센터 한곳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신한리더십센터는 2018년 조용병 전 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크로톤빌리더십센터(Crotonville Leadership Center)'를 벤치마킹해 차기 리더 육성 조직을 출범시켰다. 설립 당시 LG그룹 연수원인 LG인화원 출신 인력을 영입하는 등 시스템 안착에 힘을 쏟았다.
신한금융은 신한리더십센터를 통해 일원화된 회장 후보군 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자경위의 계열사 CEO 선임, 보수위의 현직 CEO 평가 기록이 신한리더십센터에 누적되는 구조다. 회추위는 회장 후보군이 계열사 CEO 후보군이었던 시절부터 쌓인 정보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와 검증이 가능하다.
이같은 검증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신한금융 회장 승계 구도는 계열사 CEO 중심으로 짜여지고 있다. 현직 회장과 몇몇 계열사 CEO가 숏리스트에 포함되는 식이다. 2010년대, 2020년대 신한금융 대표이사 회장 숏리스트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자산운용 대표들이 포함됐다.
◇숏리스트 단골 손님 카드 CEO, 이번엔?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승계 절차에서 은행장 강세 기조가 뚜렷하다. 진 회장과 조 전 회장 모두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다 지주 회장으로 올라섰다. 한동우 전 회장의 경우 신한은행장이 아닌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대표 출신이었으나 지주·은행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진 '신한 사태' 직후라는 특수성이 반영됐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제외하면 신한카드 대표가 숏리스트 단골 손님으로 꼽힌다. 2013년, 2017년 2019년, 2022년 4회 연속으로 전현직 신한카드 대표가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업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그룹 내 핵심 비은행 계열사다. 신한은행 다음 가는 위상에 걸맞게 신한은행장 승계에서 고배를 마신 인물이 신한카드 대표로 취임하곤 했다.
신한카드 대표 선임 기조가 바뀌면서 숏리스트 선정 관행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신한카드는 최초의 내부 출신 CEO였던 문동권 전 대표에 이어 마찬가지로 내부 출신인 박창훈 대표가 최근 취임했다. 박 대표는 본부장에서 대표로 직행하는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되면서 주목받았다.
다만 그룹 주축인 신한은행 재직 경험이 없고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대표에 취임해 현직 회장, 신한은행장 등과 승계 구도를 형성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번에 박 대표를 포함해 본부장에서 계열사 대표로 발탁된 5명의 CEO 모두 1년 뒤 회장 승계 절차에서 숏리스트에 포함되긴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계열사 CEO 중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전필환 신한캐피탈 대표 정도가 잠재적인 숏리스트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대표와 전 대표는 비은행 계열사 CEO를 맡고 있으나 신한은행 출신으로 행내 사정에 정통하다. 여기에 현직인 진 회장이 추가되는 숏리스트 구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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