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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경영승계 시스템 변화]우리금융, 계열사 CEO 검증 '석세션 프로그램' 실효성은②은행·카드·캐피탈·투자증권 대표, 회장 후보군 포함…우리은행장 존재감 압도적

최필우 기자공개 2025-01-24 12:37:56

[편집자주]

국내 재계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오너 위주로 경영승계 판도가 짜이지만 금융권은 사정이 다르다.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정해져 있어 권한 분산과 승계 구도를 염두에 둬야 한다. 부회장, 부문장, 부사장 등으로 불리는 임원들은 현직 회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차기 CEO 후보로 꼽히곤 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승계 프로그램은 지배구조 선진화 척도이기도 하다. 금융지주 경영승계 시스템 현황과 최근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7시0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은 지주 회장 승계 후보군을 중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석세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석세션 프로그램은 차기 회장 후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검증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그룹사 CEO가 후보군에 포함된다.

계열사 후보간 경쟁 구도를 만들자는 취지이지만 아직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 중 우리은행장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석세션 프로그램과 별개로 연임에 도전하는 현직 회장, 현직 우리은행장, 외부 인사 중심으로 승계 판세가 짜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부회장 부재, 계열사별 위상 감안해 후보군 선정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 석세션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석세션 프로그램은 우리은행장, 우리카드 대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차기 회장 후보로 분류하고 매년 역량을 검증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계열사 4곳의 대표가 바뀌면 석세션 프로그램 후보군도 교체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정비되지 않은 회장 승계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석세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앞서 우리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개시한 것처럼 지주 회장을 선임할 때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차원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주에 부회장 제도를 운영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검증 대상으로 삼았다.

후보군은 그룹 내 계열사 위상에 따라 정해졌다. 자산 규모와 순이익 측면에서 우리은행은 제1 계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은행에 다음가는 위상을 갖는다. 우리투자증권은 본인가 지연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으나 증권업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핵심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주요 계열사 CEO 4인방은 추후 석세션 프로그램 후보군으로 검증대에 오르게 됐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올초 취임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임기 2년차를 맞는다. 정 행장·진 대표의 임기는 2026년말, 기 대표·남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이들은 올 연말께 개시될 회장 승계 프로그램에서 적어도 롱리스트 후보군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장 vs 현직 회장·외부 인사' 경쟁 구도

석세션 프로그램은 풍성한 회장 후보풀을 조성하자는 취지지만 승계 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그룹 자산과 순이익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우리은행과 다른 계열사간 체급차가 크기 때문이다. 역대 우리금융 회장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거나 우리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었다. 진 대표와 남 대표의 경우 그룹 외부 출신 인사인 데다 은행업계 경험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석세션 프로그램을 통한 검증 결과가 최초로 반영되는 회장 승계 절차는 올해 말 개시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로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만료 90일 전에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주요 계열사 CEO가 중도 퇴임하는 변수가 없으면 석세션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하는 회장 후보군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 구도가 이어지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도전할 경우 현직 우리은행장과 양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2023년 선임 당시에도 임기 2년차에 돌입한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과 경합했다. 세대교체를 중시하는 현 우리금융 이사회 인선 기조상 퇴임 임원이 후보로 귀환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여기에 외부 인사가 숏리스트 후보로 추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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