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에프아이는 지금]'뿌리 깊은 형제경영' 2세 승계 스텝은③김 회장 최대주주로 지배력 막강, 미처분잉여금 활용법 주목
변세영 기자공개 2025-02-06 07:57:00
[편집자주]
1988년 영진실업을 모태로 하는 한성에프아이는 업력 40년을 바라보는 알짜 중견 패션기업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올포유를 시작으로 레노마골프 등이 연달아 히트치면서 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났다.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 기간 효자 노릇을 했던 골프웨어 붐이 꺼지면서 실적이 역성장하는 등 당면 과제도 적지 않다. 더벨은 한성에프아이의 히스토리와 현주소, 승계작업 및 향후 과제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8년 ‘영진실업’을 모태로 하는 한성에프아이는 연매출 2000억원대 알짜 패션기업이다. 자체 브랜드인 '올포유'를 필두로 테일러메이드어패럴, 서핑브랜드 오닐 등을 전개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40주년을 앞둔 한성에프아이는 현재 대표이사인 김영철 회장과 그 형제들이 굳건한 가족경영 체제를 이루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곤 있지만 아직 지분율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2세경영이 완성되기까지는 첩첩산중으로 해석된다.
◇김영철 회장-김영두 부회장 형제경영, 장남은 기획실 실장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성에프아이는 2021년 역대 최대 매출을 정점으로 이듬해부터 줄곧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난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꺾인 탓이다. 2021년 최고치를 찍은 후 2년 간 23%나 빠졌다.
통상 재계에서는 업황이 위기일 때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할 오너십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넥스트 후계자로 거론되는 오너2세 김민수 실장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김 실장은 김영철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한성에프아이 ‘기획조사실’ 실장을 맡아 회사의 전반적인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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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에프아이 수장은 김영철 회장이다. 특이점은 가족경영 체제가 확고하다는 점이다. 현재 대표이사인 김영철 회장과 그 형제들이 사업초기부터 힘을 모았다. 법인설립 당시 초기 대표는 김 회장의 동생이자 차남인 김영두 씨가 맡았다. 2000년을 기점으로는 특수관계인으로 추정되는 김명환 씨가 수장에 올라 4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김영철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건 2004년 5월이다. 이후 지금까지 20년 넘게 대표이사 직함을 유지하며 유의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9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전권을 쥔 모습이다.
김 회장의 동생들도 경영에 참여하며 형을 서포트한다. 김영철 회장의 동생이자 삼남인 김영국 씨는 한성에프아이에서 올포유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2019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2023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회장 막강한 단일 최대주주, 지배력 이양은 아직
이사회 구성을 봐도 가족경영 구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사내이사로 김영국 부회장, 김영두 씨가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영두 씨는 과거 감사를 맡은 이력이 있다. 전문경영인 이사회 멤버는 없다. 현재 감사는 김 회장의 부인인 양미정 씨가 맡고 있다.
회사 주주구성도 비슷하다. 2023년 감사보고서 기준 한성에프아이 지분은 대표이사인 김영철 회장이 50%, 형제인 김영두 씨와 특수관계자가 나머지 반절을 보유한다. 인물별 자세한 지분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건 2019년 감사보고서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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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준 김영두 전 감사(18.75%)와 김영국 부회장(18.75%), 김 회장의 부인인 양미자(12.5%) 씨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별다른 증여 등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김민수 실장이 보유한 지분은 ‘제로’다. 김 실장은 이미 2010년대 후반부터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승계시계는 더디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승계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건 재원이다. 김 실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분 과반이 필요한데 이때 증여세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성에프아이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이 추후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23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한성에프아이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7억원, 단기금융상품 372억원 규모다. 특히 꾸준히 순이익을 내면서 미처분이익잉여금 규모가 2001억원에 달한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임원 상여 등 형태로 처분되지 않고 축적된 금액이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배당재원 혹은 자사주 매입에 활용될 수 있다. 미처분잉여금으로 오너일가의 지분을 매입하면 김 실장의 직접적인 증여세 부담을 다소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자사주 매입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가능”이라면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만큼 지배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주식 수도 같이 줄어 승계에 알파 요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성에프아이 측은 승계와 관련해 김민수 실장이 회사에 근무 중인 건 맞지만, 이밖에 내용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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