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법리스크 해소]트럼프 스톰 발발…글로벌 생산기지 '직접 점검' 예고반도체·가전·모바일 등 주력 사업 변수 '가득', 해외 출장 불가피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05 09:36:12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서 세계 경제에 파장이 만만치 않다. 자국 중심 산업 생태계 재편에 나서면서 '관세 전쟁'을 예고하면서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정책 방향에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다.해외 법인을 다수 보유한 삼성전자도 비상이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큰 곳이 대다수인 탓이다. 미·중 갈등의 근원지로 꼽히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고심도 적잖다. 기술 경쟁력이 저하된 데다 양국 반도체 생산라인 관련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멕시코는 시작일 뿐' 베트남 등도 관세 폭탄 우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 경영진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들은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의 동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 재판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1심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를 검토 중이긴 하나 3심으로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확률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최 회장은 이 회장에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도 이 회장의 합류를 종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사실상 법적 족쇄를 푼 이 회장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이 아니더라도 삼성 사장단의 미국행은 확정적이다. 따라서 현지 관계자들과 관세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면서 한숨을 돌린 상태다. 추후 협상에 따라 세부 사항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전략을 수립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관세율을 조정하든 또 다른 조치를 하든 '아메리카 퍼스트'가 골자임은 분명하다. 여파를 최소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가전 물량을 한국과 미국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부는 시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베트남 등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관세 부과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가전은 물론 반도체, 모바일 등 삼성전자 전사적으로 치명적이다.
이를 상쇄하고자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동될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해외 생산거점을 재차 점검할 것이 유력하다.
지속해온 설 연휴 출장까지 배제한 이 회장이 2심 종결 이후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안팎에서는 당분간 그의 행보가 앞으로의 삼성전자 명운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기대와 우려가 크다.
◇미국·중국 반도체 공장, 무게중심 어디로
위기가 길어지는 반도체 부문도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사업 자체도 고전 중인 가운데 국외 반도체 라인 운영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선 가동 중인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팹은 추가 투자가 제한적이다. 첨단 장비 투입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 영향으로 증설도 어렵다. 기존 라인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특히 중국에 추가 10% 보편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가격경쟁력까지 떨어진다. 비중이 적잖은 시안사업장의 손발이 묶인 셈이다.
더욱이 반도체 관세까지 현실화하면 국내 반도체 팹에도 부정적이다. 가뜩이나 빅테크 고객 확보에 난항을 겪는 삼성전자로서는 설상가상이다.
결국 미국 생산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구축 중인 테일러 팹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핵심 품목인 메모리는 당장 미국에서 생산이 예정돼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가 거세지면 현지에서 메모리까지 양산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해당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회장의 중대한 역할이 필수적이다. 미국과 첨단기술 협업 등을 추진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직접 움직일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현대카드, 같은 실수 반복 없었다…'임원 리스크' 최소화
- [캐피탈사 생크션 리스크]KB캐피탈, 줄어드는 당국 제재…내부통제 운영역량 제고
- [저축은행 생크션 리스크]사고 반복되는 서민금융기관, 내부통제 곳곳 '허점'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IBK기업은행, AI '공공성·혁신·윤리' 다 잡는다
- [캐피탈사 생크션 리스크]현대커머셜, 해외투자 모색에 내부통제 고도화 행보
- [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한화손보, 점유율 아쉽지만 경쟁력 '이상무'
- [롯데캐피탈은 지금]롯데 남은 유일한 금융사…계열 자금 지원하는 '캐시카우'로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혁신 '선두 주자' 신한은행, 위험 관리도 고도화 박차
- BNK캐피탈, 라오스·캄보디아 법인에 자금 수혈 나선 이유
- 이복현 금감원장 "부정 대출 원인, 개인 일탈 아닌 조직 문화"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재용 사법리스크 해소]트럼프 스톰 발발…글로벌 생산기지 '직접 점검' 예고
- [가전 구독의 시대]'무소유 세상이 온다' 대기업 참전, 불황 탈출구 되나
- 이재용 재판 앞두고 '정중동', 등기이사 복귀 여부 주목
- [IR Briefing]SK하이닉스, 메모리 선두 위엄 'HBM 매출 4.5배 증대'
- [IR Briefing]LG전자, 역대 최대 매출에 내포된 '성과와 숙제'
- [IR Briefing]LGD, 연간 영업손실 2조 축소 '정철동 매직 가시화'
- [Company Watch]LG이노텍, 중국 공세 속 연매출 21조 돌파 '신기록'
- 삼성전자, 차차기 아이폰에 '이미지센서' 탑재 유력
- 삼성전자의 자기주식 활용법 '임원 성과급 주식으로'
- [Company Watch]LGD, 작년 4분기 '흑자' 올해 기대·우려 '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