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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앞두고 '정중동', 등기이사 복귀 여부 주목 내달 3일 2심 선고, 현장경영 대신 국내서 사업 전략 구상

김도현 기자공개 2025-01-31 07:51:4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9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두문불출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크고 작은 이벤트에 모두 침묵 중이다.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 별도의 메시지도 없다.

이런 가운데 재계의 관심은 이 회장이 과연 등기이사로 복귀할 지 여부에 쏠려 있다. 내달 재판 결과에 그의 귀환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다음주 설 연휴 기간에도 현장 경영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매년 설, 추석 등 명절 때마다 해외 출장을 떠나던 루틴이 올해는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이 회장은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게 된 2014년부터 삼성 계열사 해외 법인을 방문해 글로벌 사업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해왔다. 지난해 설에는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 추석에는 폴란드 삼성전자 가전 공장 등을 찾은 바 있다.

예외적인 행보에 재계에서는 연휴 이후 첫 평일(2월3일) 열리는 삼성물산 합병 관련 2심 선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찾은 모습

재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1심 선고 이후 설 연휴가 있었다. 당시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말레이시아로 떠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올해는 반대로 명절 기간이 끝나자마자 선고일이어서 부담이 적잖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1심에서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2심에서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는 등 구형 의지를 드러냈으나 재판부가 당초 정한 일정대로 진행되면서 이같은 예상에 힘이 실린다.

작년 11월 2심 결심공판에 참석한 이 회장은 "3년이 넘는 오랜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사실 안도감보다는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두 회사(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이 미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투자자들을 속이려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가 등기이사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등에 휘말리면서 2019년 이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회장 취임 이후에도 변함은 없었다.

4대 그룹 총수 중 이 회장은 유일하게 미등기이사다. 안팎에서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역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수차례 언급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1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2심 결심공판에 참석한 모습.

이찬희 위원장을 비롯한 준감위 위원들은 지난해 11월 이 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1월 이후 처음 만난 자리다. 해당 만남에서 삼성 컨트롤타워 재건,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등에 대해서도 거론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임원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도 탄핵 정국 지속,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가전 등 주요 사업 경쟁사들은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비교적 대응 모색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이 회장의 불안정한 거취와도 연관된다는 해석이다.

최근 이 회장은 서초사옥 집무실에 출근하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일정을 소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심 선고 종료 후 어떤 활동을 펼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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