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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Briefing]SK하이닉스, 메모리 선두 위엄 'HBM 매출 4.5배 증대'초호황기 넘어선 역대급 실적, 올해도 리더십 유지 초점

김도현 기자공개 2025-01-24 07:53:2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3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2024년을 사상 최대 실적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업용(e)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글로벌 경기침체,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을 이겨낸 성과라 더욱 뜻깊었다.

지난해 기점으로 메모리 판도는 완전히 뒤집혔다. 인공지능(AI)이라는 사실상 새로운 응용처 등장으로 생산부터 유통 방식까지 전반적으로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치고 나오면서 경쟁사를 압도했다. 삼성전자가 장기간 왕좌를 지킨 것처럼 SK하이닉스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 23조 돌파, 삼성전자에 앞선 '확실한 1위'

SK하이닉스는 23일 2024년 4분기(연결기준) 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 대비 12.5%, 전년 동기 대비 74.8%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15.0%, 전년 동기 대비 2235.8% 증가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조1930억원, 23조467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분기와 연간 모두 역대 최대치다. 처음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게 됐다. 4분기로 한정하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앞서기도 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실적 컨퍼런스콜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대관식에 가까운 느낌이 났다. 보여지는 숫자나 성과 등이 그랬다. 지난해 1~3분기가 그랬듯 4분기 역시 HBM이 메인이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세대 HBM(HBM3E) 12단은 계획대로 출하가 시작됐다. 전체 D램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라면서 "연간 HBM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이상 확대돼 D램 사업 최대 실적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넥스트 HBM으로 여겨진 eSSD도 힘을 냈다.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증대되면서 낸드플래시 사업 흑자 전환을 견인했다. 연간 기준으로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은 덤이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말 61테라바이트(TB) 및 122TB 쿼드레벨셀(QLC) 기반 eSSD 신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올해도 긍정적인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HBM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HBM 수요가 의미 있게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현실화하면 엔비디아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로드맵에서도 경쟁사에 앞서 간다. 올 상반기 중 HBM3E 16단을 생산하고 하반기에는 6세대 HBM(HBM4) 개발 및 양산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HBM4 12단이 주력이다. HBM4 16단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이다.

더불어 HBM은 2026년 물량 관련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 상반기 내로 내년 계약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사업 안정성 제고 목적으로 장기계약 체결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낸드 쪽은 eSSD를 제외하면 수요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에 맞춘 유연한 판매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패권 다툼 대비, 용인·청주 등 투자 본격화

이번 호성적으로 SK하이닉스의 2024년 말 현금성 자산은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2000억원 불었다. 차입금은 22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3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잔금(20억달러)은 무리 없이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적극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다. 수년간 격변해온 반도체 사이클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청주 M15X, 용인 1기 팹 등으로 올해 인프라 투자비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소폭 늘어날 것을 예고했다. 시설투자 등 속도조절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마찬가지로 HBM 위주로 진행되는 한편 신설보다는 라인 전환이 중심을 이루게 된다.

김 CFO는 "차세대 기술과 제품을 적기 사업화해 시장 선도할 수 있도록 양산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준비할 것"이라면서 "다운턴으로 약화된 재무건전성을 조속히 개선해야겠다는 판단 아래 시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메모리 움직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저가공세에 따른 가격하락세를 인정하면서도 기술 격차가 아직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미국발 제재 강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선단 공정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포함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해 후발업체와 격차를 유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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