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 신약 우선협상권도 확보한 '릴리' 핵심은 'MARC1' 간질환에서 비만으로 확장성 높다는 점 주목, 올릭스 독자 기술 인정
정새임 기자공개 2025-02-11 07:40:1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릭스가 지난해부터 공들였던 비만 신약 기술이전(L/O)을 끝내 성사시켰다. siRNA 기전의 물질을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에 넘기는 계약이다.앞선 국내 기술이전 사례를 감안할 때 이번 계약 규모가 역대급이라 볼 순 없지만 양사가 맺은 새로운 파이프라인에 대한 우선협상권리 조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릴리가 올릭스가 겨냥한 MARC1 표적과 이에 대한 올릭스의 독자적인 siRNA 기술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릴리와 L/O 체결한 올릭스, 독자기술 적용한 MARC1 표적 신약
올릭스의 자체 신약 물질 'OLX702A'에 대한 L/O 기대감이 높아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경영진의 말이 전해지면서다.
계약 체결 시점이 지난해 말에서 올해 1월, 2월로 늦춰지면서 시장의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물질에 대한 효능 검증은 진작 마쳤지만 빅파마 내부 절차에 따라 계약 진행에 상당시간이 소요됐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10/20250210155408152_n.jpg)
올릭스와 계약한 곳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 지난해 기준 연매출 약 65조원을 낸 빅파마다. GLP-1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젭바운드'로 잘 알려져 있다.
당뇨병과 비만에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으로 분야를 넓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올릭스의 OLX702A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OLX702A는 RNA 간섭(RNAi) 기전의 신약으로 올릭스가 자체 개발한 3세대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siRNA를 세포에 도입해 치료 효과를 낸다.
기존 siRNA 기전 신약이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을 일으키거나(오프-타깃 효과) 원하는 세포나 장기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비대칭 siRNA 기술'을 개발했다.
OLX702A는 42만명을 대상으로 특정 질환의 표현형과 염기서열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전장유전체 상관분석연구(GWAS)에서 확인된 MASH 관련 유전자 MARC1을 표적한다. 사람에게서 검증된 형질연관 유전자 타깃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올릭스는 전임상 연구를 통해 MASH 및 섬유증 마우스 모델에서 치료 효력을 확인했고 MASH 영장류 모델에서도 간 내 지방함량 감소를 입증했다. OLX702A는 MASH뿐 아니라 릴리가 보유한 비만 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도 지니고 있어 확장성이 있다. 올릭스는 현재 호주에서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MARC1 표적 siRNA 기전에 높은 기대, 신규 물질 우협권 가져간 릴리
이번 올릭스와 릴리 간 기술이전 계약은 규모 자체로만 보면 '빅딜'은 아니다. 선급급은 비공개로 OLX702A가 임상 초기 단계임을 고려할 때 비중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선급금과 개발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규모는 약 9117억원이다.
유한양행이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MASH 치료 신약 물질 L/O 계약은 당시 기준으로 약 1조600억원 규모였다. 적응증은 다르지만 종근당이 2023년 노바티스와 맺은 L/O 계약은 1조7302억원에 달했다. 올릭스의 물질이 신기전이고 다양한 대사질환 적응증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올릭스와 릴리의 계약은 추후 더 큰 딜로의 확장 가능성을 남겨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릴리가 OLX702A를 도입하면서 맺은 추가 조항에서 드러난다.
양사는 올릭스가 OLX702A 외 또 다른 MARC1 신약이나 MARC1을 포함한 이중 타깃 신약을 개발할 경우 릴리가 이 물질을 도입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을 명시했다. 추가 L/O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는 릴리가 OLX702A가 타깃하는 MARC1 유전자 그리고 이를 억제하는 올릭스의 플랫폼 기술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MARC1은 간에서 합성돼 축적되는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간염과 감섬유화 개선 효과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을 높힘으로써 체중 감소 효과를 내 GLP-1 비만치료제와의 병용 시너지가 좋다. 릴리의 경쟁사 노보노디스크도 MARC1을 타깃한 신약을 연구 중이다.
MARC1은 항체치료제 개발이 어려워 RNA 기전이 효과적이다. 아직 이 유전자를 표적한 개발이 많지 않은 가운데 올릭스가 선제적으로 MARC1 발현을 억제하는 비대칭 siRNA 특허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릭스 관계자는 "아직 신약 물질 개발 여부에 대해 공개된 부분은 없지만 올릭스가 MARC1 또는 MARC1을 포함한 듀얼 타깃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경우 릴리가 우선적으로 가져갈 권리를 지니는 것"이라며 "MARC1과 이를 타깃하는 siRNA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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