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3년만에 신약회사 레바티오 청산 'CDMO 집중' 자회사 전략적 재정비 돌입, 상업용 올리고 매출 확대 초점
한태희 기자공개 2025-02-13 07:44:3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 올리고동 가동을 앞둔 에스티팜이 신약개발 자회사를 청산했다. 신약보다는 기존 CDMO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임 CEO 시절 강드라이브를 걸었던 신약 개발에서 힘을 빼고 관련 비용을 효율화하는 차원의 결단이다.◇작년 매출 3.2%, 영업이익 10% 감소…수익성 저하 막기 위한 결단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손자회사격인 레바티오 테라퓨틱스(Levatio Therapeutics, 이하 레바티오)를 청산했다. 3분기 말 분기보고서까지 레바티오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아 연말 청산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까지 에스티팜은 지분 100%의 완전 자회사인 미국 STP America Research를 통해 레바티오 지분 63.75%를 보유하고 있었다.

레바티오는 에스티팜의 미국 신약연구 개발 전진기지로 2021년 4월 설립됐다. 불과 3년밖에 안 된 손자회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청산은 꽤 갑작스럽다. 에스티팜은 기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및 mRNA 유전자치료제 CDMO의 경험을 기반으로 세포치료제 분야의 신약개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레바티오를 설립했다.
미국 샌디에이고는 화이자(Pfizer), 머크(Merck), 노바티스(Novartis) 등 글로벌제약사의 연구소와 주요 바이오텍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활발한 공동연구와 기술수출 협의가 용이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에스티팜은 신약개발 거점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미국 애틀랜타에는 mRNA 신약개발 바이오텍 버나젠(VERNAGEN)을 설립하기도 했다. 모두 신약에 드라이브 걸기 위한 행보였다.
하지만 3년만에 레바티오를 청산키로 결정하면서 개발하던 파이프라인은 모두 에스티팜에 귀속시켰다. 연구개발비를 줄이면서 경영 효율화를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에스티팜의 신약개발 기조가 바뀐 건 실적과도 연관이 있다. 연결 기준 작년 에스티팜은 매출 27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2%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제네릭 사업부 매출이 전년 대비 100억원 감소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줬다.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작년 4분기에만 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분전했지만 연간 실적 축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익성 저하를 막기 위해 힘을 빼고 있는 신약개발 회사를 청산하는 결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년까지만 해도 연간 30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썼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31% 줄어든 166억원에 그친다. 올해 에스티팜은 제2올리고동을 4분기에 가동하고 추가로 sgRNA 전용 생산시설까지 구축하는 계획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제2올리고동이 올해 4분기부터 가동이 되면서 매출 성장세를 되찾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중심 신약개발, 에스티팜은 CDMO 사업 강화
실제로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신약개발 일원화 전략에 따라 신약 연구를 대폭 축소했다. 전임 김경진 대표 퇴사 이후 성무제 신임 대표가 취임한 후 공식적으로 강조한 건 올리고동 CDMO 사업의 강화와 확장이었다.
대신 신약개발은 동아에스티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신약개발을 하며 베팅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동아에스티를 중심으로 추진하자는데 의견이 모였다. 이는 동아쏘시오그룹의 비상경영 하에서 더욱 힘을 받았다.
다만 R&D 출신 인사인 성 대표를 수장으로 내세우면서 그간 에스티팜의 신약 전략의 중단을 단언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미국 알라바마주립대학교 유기화학(Ph.D) 및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포스닥)을 거친 전문가로 미국 노바티스에서만 약 20년간 신약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2017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경구용 유방암치료제 키스칼리(Kisqali) 공동개발에 참여한 게 성 대표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에스티팜이 신약 기지였던 레바티오 청산을 진행하고 연구개발비를 축소하면서 신약에서 힘을 빼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내게 됐다는 평가다.
동아쏘시오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약은 동아에스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계열사간 R&D 시너지는 지주사 차원의 'R&D 협의회'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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