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승계 변곡점, 에스디그룹 확장전략]2세 조혜임 부사장, 엔데믹 투자 시너지 '중책'①3조 달하는 현금 활용 적극 투자, 신사업 확대 움직임 속 2세 경영에 쏠린 무게

한태희 기자공개 2025-03-10 08:42:50

[편집자주]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주축인 에스디그룹은 인체 및 동물용 '진단'이라는 카테고리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넘보는 선두주자다. 팬데믹 때와 비교해 실적이 급전직하했지만 당시 키워놓은 체급을 기반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 2세 경영 체제까지 본격화 하면서 제2의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 더벨은 에스디그룹의 벌크업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8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을 기반으로 성장한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 엔데믹을 버틸 힘을 길러야 하는 절체절명의 기로에서 2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장남과 장녀 각각에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를 맡길 거라는 예상과 달리 장녀 1인 지배력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승계 하나만 주목해도 어려운 이벤트인데 오너인 조영식 바이오노트 의장은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 사업군 외에도 백신, 항체 신약, CGM(연속혈당측정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촘촘한 지배구조 구축, 지분 증여로 커진 장녀 영향력

동물진단 기업 바이오노트와 체외진단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 투자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까지. 자산총계만 4조원이 훌쩍 넘는 이들 기업을 통칭해 내부에선 에스디그룹이라 부른다. 조 의장이 1999년 창업한 에스디(현 한국애보트진단)가 그룹의 모태다.

에스디그룹의 성장 전략을 논하려면 '조영식-바이오노트-에스디바이오센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조 의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70%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노트를 통해 자회사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지배하고 있다.

조 의장은 개인 지분 35% 외에도 개인 회사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를 활용해 15% 지분을 보유했다. 과거 창업했던 에스디가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당했던 경험을 교훈 삼아 지분을 계열사에 분산해 보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조 의장에 집중돼 있던 지배력에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장녀인 조혜임 바이오노트 및 에스디바이오센서 부사장이 바이오노트 2대주주에 오르면서다. 조 의장은 이달 초 조 부사장에 바이오노트 전체 주식의 9.8%에 해당하는 1000만주를 증여했다.

당초 장녀에 에스디바이오센서, 장남에 바이오노트를 맡길 거란 예상을 깼다. 조 부사장은 이번 증여로 16.39% 지분을 확보했다. 1.57% 지분을 보유한 장남 조용기 바이오노트 이사와 지분 격차가 벌어졌다. 조 이사는 바이오노트의 국내 영업을 담당한다.

부친으로부터 지분증여를 받은 데 이어 장녀가 경영권까지 이어받는 분위기다.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오는 주총에서 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조 부사장은 바이오노트에서 마케팅전략,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마케팅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조 부사장은 1987년생으로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다. 2013년 SD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해 2020년까지 마케팅부문 이사로 재직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합류 후에는 2021년 상무, 2022년 전무, 이달 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계열사 활용 투자 보폭 확대, 팬데믹 확보 재원 활용

승계를 준비하는 변곡점에 서 있는 에스디그룹에 있어 또 하나의 과제는 확장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승계 후보자인 조 부사장의 역할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간 엔데믹을 위해 투자해왔던 법인들과의 시너지 창출 전략 구심점으로 조 부사장이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진단키트 수요 급증으로 확보한 현금 재원을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팬데믹 당시인 2022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성자산은 2조원, 바이오노트의 현금성자산은 7000억원을 웃돌았다. 이를 감안하면 유동성 자금은 3조원에 육박했다.

양사 모두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을 통해 동반성장한 결과였다. 바이오노트가 자회사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인체용 진단 시약을 납품하는 형태로 협력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0년부터 3년간 7조5481억원의 매출을 냈다.
에스디그룹은 확보한 현금으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썼다. 씨젠이나 엑세스바이오 등 동종 기업들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신중할 때 과감한 베팅을 했다. 투자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까지 활용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시장은 이에 반신반의했다.

특히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023년 2조원을 베팅한 메리디언을 인수할 때 뒷말이 무성했다. 메리디언이 소화기 감염 진단플랫폼 분야에서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엔데믹에 대한 우려가 부메랑이 됐다.

바이오노트는 이와 다르게 국내에서 확장 전략을 펼쳤다. 자체 사업인 기존 동물용 진단 검사, 바이오 콘텐츠(원료) 외 백신, 항체 신약 등 신사업 분야에 주목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 등에 SI(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5.92%를 취득하면서 주요 주주가 됐다. 바이오노트의 특수관계법인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지분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14.63%에 달한다.

같은 듯 다른 양 사의 투자전략은 사실 한 가지 배경에 수렴한다. 단순 지분투자가 아닌 '신뢰할 파트너'와 손을 잡는다는 점에서다. 사업적으로 연관된 무언가가 있거나 관계 측면에서 돈독한 파트너를 혈맹의 대상으로 삼았다.

메리디언 인수는 메리디언의 북미 유통망을 활용해 에스디그룹의 기존 제품을 업세일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메리디언의 진단사업부와 생명과학사업부는 각각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노트와 사업개발 관점에서 협력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언과 진단 제품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바이오노트는 글로벌 IVD 기업에 항원, 항체를 공급하는 메리디언의 고객망을 활용할 수 있다. 양 사가 보유한 생산시설로 메리디언의 생산 캐파를 보완하면서 상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씨티씨바이오 역시 바이오노트가 지분투자를 단행하기 전부터 협업해 온 파트너다. 바이오노트는 2020년 씨티씨바이오의 백신 제조 자회사인 씨티씨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의 공동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에스디그룹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투자한 건들이 연결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들여다보면 협력관계가 이미 구축됐거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건들이다"며 "앞으로 이들 법인과 어떤 유기적 관계를 구축하고 성과를 낼 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