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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보드]고려아연, 적정 이사 총원 얼마…ISS 권고는 16명임시 주총서 기존 12명+신규 7명 국내 상장사 최대 이사회…3월 임기만료 5명 감안해도 과다

원충희 기자공개 2025-02-03 08:22:56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5시4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수는 19명으로 제한하는데 성공했다. 그간 이사 총원 한도가 없었기에 MBK-영풍 측에서 이사 선임을 대거 제안하는 방향으로 공격해오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에서 권고한 적정 수는 16명, 고려아연은 이보다 많은 수를 정했다. 고려아연보다 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13~14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향후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사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삼성전자 14명, 현대차 13명…고려아연 19명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임시주총에서 이사 총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목적은 이사회 비대화를 통한 경영활동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함이다. 이전까지 고려아연 정관(제5장 28조)에는 이사를 3인 이상으로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정원 수에 대한 조항이 없어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

MBK-영풍 측이 14명의 이사 선임을 주주제안으로 꺼내든 것도 이 같은 정관의 빈틈 덕분이다. 이사회 과반 장악 후 올 3월 정기주총까지 버티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5명이 자동적으로 빠진다. 고려아연이 7명을 추천한 것도 이런 점을 감안했다. 조만간 5명이 빠지면 총원은 다시 14명이 된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은 이사 총원 19명을 상한선으로 두기로 했다. 현재 12명에 이사가 있는 만큼 상한선에 맞게 7명을 추천했다. 앞서 고려아연의 주총안건을 분석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16명이 적절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렇기에 4명의 이사 선임에만 찬성 권고를 냈다. 고려아연이 결정한 총원보다 훨씬 적은 수다.

고려아연의 이사 총원 수는 국내 상장사들의 정관을 보면 상당히 큰 규모다. 고려아연보다 규모가 큰 회사인 삼성전자의 이사 수 한도가 14명 이하, 현대자동차는 13명 이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실제 재직 중인 이사 수는 삼성전자가 10명, 현대자동차가 12명이다. 국내 대다수 상장사들의 이사 수가 10인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많은 편이지만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보다 적다.

◇이사회 다양성 확보 긍정적, 신속한 의사결정 어려워

이사 총원이 많으면 그만큼 다양성을 확보할 기회도 늘어난다. 여성, 외국인, 30~40대 등 성별과 연령, 국적 등에서 전문성을 다채롭게 가져갈 수 있다. 산하의 위원회도 다양하게 운영이 가능하다.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있는 위원회 외 내부거래위원회, ESG 위원회 등 다채롭게 구성해 전문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단점도 있다. 이사회가 비대화되면서 그만큼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위험도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불필요하게 지체되는 점이다. 또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해 스케줄을 맞추기도 번거롭고 이사마다 지원하는 비용의 부담도 커진다.

대기업 사외이사를 지낸 거버넌스 전문가는 "시가총액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통상 10명 내외 이사 수를 갖고 있다"며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기업 경영에 필요한 효율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규모라 인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로비트(Probit) 분석기법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적정 이사회 규모를 추정해 본 결과, 기업 규모와 산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10명 이내(7~10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리더십 컨설팅 회사 스펜서 앤 스튜어트(Spencer Stuart)의 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S&P 500 기업들의 이사회 규모는 평균 10.8명이며 이들 중 78%가 9~12명 정도의 이사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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