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OCI그룹 외연확장 떠받친 적극적 자금공급[OCI홀딩스]①출자·대여, 기존사업 강화·신사업 진출 디딤돌…보수적 머니체인 구축
이민호 기자공개 2025-02-21 08:12:21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6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홀딩스는 옛 OCI 시절부터 기존사업 강화와 신사업 진출, 해외시장 확장 등 사업상 목적 달성을 위해 출자와 대여를 적극적으로 병행했다. 최근 10년간 합산 5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출자했고 이는 OCI그룹 외연 확장의 디딤돌이 됐다.OCI홀딩스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머니체인 구축 기조를 취하고 있다. 벌어들이는 이익 안에서 출자와 대여를 집행하고 있으며 차입은 오히려 줄이는 데 성공했다.
◇10년간 현금출자 4903억…기존사업 강화·신사업 진출 '외연 확장' 동력
옛 OCI는 2023년 5월 베이직케미칼과 카본케미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사업회사 OCI를 신설하고 투자사업부문을 남겨 지주사 OCI홀딩스로 탈바꿈했다. 이 때문에 현재의 OCI홀딩스는 자체 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이지만 인적분할 전까지만 해도 사업과 투자의 기능이 집중돼 OCI그룹의 중심에 있는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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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옛 OCI 시절부터 OCI홀딩스에서 시작하는 머니체인은 OCI그룹의 외연 확장에 주요한 바탕이 됐다. 인적분할 이래로 머니체인의 추가 확대는 비교적 더디다. OCI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주식교환)와 OCI에 대한 현물출자 등 일련의 지배구조 변경 작업에 치중한 데다 한미사이언스 주주로의 진입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인적분할 이전까지만 해도 제약·바이오, 열병합발전, 태양광 인버터 등 신사업 진출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머니체인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왔다.
OCI홀딩스가 2015년부터 2024년(3분기 누적)까지 최근 10년간 특수관계자 대해 현금출자한 금액은 합산 4903억원이었다. 하지만 OCI를 인적분할한 2023년과 이듬해인 2024년에는 현금출자한 금액이 없었다. 피앤오케미칼과 OCI드림 등 5개 회사의 지분 전량을 OCI에 현물출자한 사례는 있지만 현물출자는 현금의 이동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OCI홀딩스뿐 아니라 OCI도 현금출자 사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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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출자 사례를 종합해보면 기본적으로 현금출자가 활발했던 것은 2017년까지다. 합산 현금출자액은 2015년 1279억원, 2016년 1790억원, 2017년 919억원이었다. 이때 집중된 출자 사례를 보면 다양한 목적의 출자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먼저 폴리실리콘 소재인 슬림로드(Slim Rod)와 태양광 전지용 웨이퍼를 제조하는 OCI스페셜티(498억원)나 HD현대와의 합작사로 카본블랙을 제조하는 HD현대OCI(510억원)처럼 기존 사업에 대한 출자가 있었다.
하지만 전북 군산 새만금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OCI SE(822억원)나 부동산 개발을 담당하는 디씨알이(380억원)처럼 신사업 진출을 위한 출자도 있었다. 또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제조 자회사 OCIM(879억원)이나 중국 폴리실리콘 판매 자회사 OCI차이나(OCI China·691억원)처럼 해외시장 확장을 위한 출자도 있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예년에 비해 출자액은 줄었지만 제약·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출자가 돋보였다. 합산 현금출자액은 2018년 198억원, 2019년 201억원이었다. 이때 집중된 출자 사례로는 신약을 개발하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50억원)나 부광약품과의 합작사로 제약·바이오 회사에 투자하는 비앤오바이오(9억원)가 대표적이다. 다만 비앤오바이오의 경우 2023년 2월 청산했다.
2020년부터는 출자 사례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출자 대상 기업은 피앤오케미칼 1곳뿐이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과의 합작사로 반도체 기판 식각과 실리콘 웨이퍼 세정에 쓰인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한다. 피앤오케미칼에 대한 현금출자액은 2020년 147억원, 2021년 259억원, 2022년 110억원 등 합산 516억원이다.
◇대여·자금보충약정 활용 병행…무리하지 않는 '보수적 머니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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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는 2024년 3분기말 기준으로 특수관계자에 대해 합산 755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디씨알이가 715억원으로 가장 많고 OCI SE도 35억원 있다. 이외에 OCI홀딩스가 지분 전량을 OCI에 현물출자한 피앤오케미칼에 대해서는 OCI홀딩스가 아닌 OCI가 대여금 29억원을 제공하고 있다.
디씨알이와 OCI SE는 OCI홀딩스로부터 자금보충약정도 제공받고 있다. 자금보충약정은 현금의 이동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자체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OCI홀딩스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자금보충약정은 디씨알이 3390억원, OCI SE 100억원이다. OCI가 제공하고 있는 자금보충약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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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의 머니체인 구축 기조를 보면 기본적으로 자금 상황 안에서 보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옛 OCI는 2023년 5월 OCI 인적분할 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별도 기준으로 연간 2000억원이 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낸 점을 고려하면 최근 10년간 합산 현금출자액 4903억원은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OCI 인적분할 이후에도 OCI홀딩스는 순수지주사가 됐지만 2024년 3분기 누적으로 3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수익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을 200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보수적 기조는 차입금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10년간 차입금은 오히려 줄고 있다. 머니체인 구축이 재정적인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차입금의존도도 OCI 인적분할 직전까지 20% 안팎으로 하락했으며 인적분할 직후에는 대부분 차입금을 OCI로 이관하면서 3% 안팎으로 하락했다.
특히 인적분할로 신설한 핵심 사업회사 OCI에 대해 OCI홀딩스가 져야하는 책임이 크지 않다. OCI는 인적분할 때 가져온 토지와 건물 등 풍부한 유형자산을 담보로 이용해 자체적으로 차입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때문에 OCI홀딩스에게 제공받고 있는 자금보충약정 등 지급보증도 없다. OCI홀딩스가 제공하고 있는 자금보충확약도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디씨알이와 OCI SE에 대한 합산 자금보충약정은 3490억원이다. 하지만 OCI홀딩스의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2조300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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