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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이준수 금융연수원장 "내공있는 이사가 빛 발한다"금융감독원과 사외이사 교육프로그램 개시…"평가·견제 다면적 접근 필요"

김현정 기자공개 2025-02-20 08:25:5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07시3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육이나 연수 하나 가지고 다 잘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여러 노력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금융회사 이사회가 성숙된 모습에 닿아 있지 않을까.”

이준수 한국금융연수원장(사진)은 14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금융회사 사외이사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이사진들이 보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주주들을 위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결국 이사진 교육, 이사회 중심의 문화, 제대로 된 이사회 평가 등이 다면적으로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이사회 교육 약하다는 지적, 실효성 있는 방안 도출"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연수원, 금융지주들은 13일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MOU 자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이준수 금융연수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양종희 KB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지주 회장, 이찬우 NH지주 회장, 고석헌 신한지주 전략부문장 부사장이 참석했다.

금감원과 금융연수원은 먼저 이사회 역량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금융연수원이 마련한 '맞춤형 사외이사 교육프로그램'을 지주·은행들이 적극 참여·활용토록 하는 협업안을 마련했다. 금융지주사들도 이에 공감하며 자발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원장은 “해외 지배구조 평가기관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은 전반적으로 이사회 교육 프로그램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사외이사는 당연히 전문성과 의사결정에 대한 역량이 중요한 만큼 감독당국 측면에서 재작년부터 바젤 은행감독위원회 및 거버넌스 관련 국제기준 등에 기반해 모범관행도 만들고 수차례 이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연수원에서도 따로 사외이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체계화했는데 금감원에서 이를 좀 더 실효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며 “은행권 역시 해당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며 MOU를 통해 결속력을 높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사실상 현재 금감원 내부 출신으론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금감원 시절에도 맏형리더십을 발휘하며 내부 신망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1967년생인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1992년 한국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과 연을 맺었다. 1999년 금감원 설립 초기 이동해 비서실장, 은행감독국장 등 금감원 내 요직을 역임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여신전문총괄팀장, 은행총괄팀장, 경영실태평가팀장, 비서실장, 은행감독국장을 거쳐 2021년 11월 은행부문 부원장보로 승진했다. 2022년 7월엔 은행중소서민금융담당 부원장이 됐고 작년 9월에 한국금융연수원 원장에 선임됐다.

◇"내공 있는 이사가 회사 의사결정에 기여"

이 원장은 그동안 금융당국 측에서 금융사의 실질적인 이사회 중심의 문화를 세우기 위해 이사회에 힘을 실어주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견제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사외이사들에 무게감 있는 권한과 책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당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금융사 개별 이사회를 만나고, 이사회 의장들도 따로 만나면서 그들의 역할을 계속 당부해왔다”며 “이사진이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일들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CEO의 의지 등 주변 환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회장의 의지도 중요하고 밖에서 견제했을 때 이것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이상적인 이사회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얘기였다. 긍정적인 점은 과거와 달리 CEO의 이사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아주 오래 전에는 ‘이사회는 그냥 통과의례, 사외이사들은 별로 도움 안되는 사람들’이란 인식도 존재했는데 요즘엔 많이 바뀌었다”며 “최근 당국 시절이나 이사회의 독립성 및 견제기능 강화의 필요성을 얘기하면 그에 공감하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금융사의 이사회 기능 강화는 회사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라는 점도 덧붙였다. 금융지주사에 투자하는 해외투자자들이나 금융당국이나 모두 하나의 방향성으로 금융지주사에 투명한 이사회 경영을 요청한다는 설명이었다.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볼 때는 이사회가 결국은 주주환원 정책이나 큰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 등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사회의 올바른 결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들었다”며 “당국 입장에서도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모두 궤를 함께 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진들의 교육 필요성도 강조했다. 회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내공이 있는 이사진이 되려면 금융산업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금융 전문가 역시 현재의 거시·미시적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실무진 입장에서 보면 안건에 대한 맹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적을 잘하는 이사가 따로 있다”며 “소위 내공있는 이사는 이사회에서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정말로 충분한 토론이 필요한 의제에 대해 시간을 분배할 수 있으려면 이사진은 기초적인 금융지식은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개편된 사외이사 연수 프로그램이 업무 수행 과정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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