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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전략]'기회의 땅' 여는 한화, 사업별 총괄 체제 가동⑦방산·태양광 양대 축, 맞춤형 현지대응…미 기대주 '필리' 로비명단 등재

김동현 기자공개 2025-02-19 07:38:11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전쟁으로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철강을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동맹도 예외 없이 2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한국 산업계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물밑 협상에 나서야 할 정부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어깨는 더 무겁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관세 리스크를 진단하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미국 대응 전략은 방산과 태양광이라는 두 사업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방산 사업은 지난해 12월 인수를 완료한 필리조선소 필두로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 중이며 태양광 사업은 3조원을 투자해 구축 중인 솔라허브 생산단지에 집중됐다.

다만 미국 사업의 양대 축인 방산과 태양광이 사업 성격이 크게 달라 한화그룹은 통합 대응 체제 대신 사업별 총괄 체제를 채택했다. 각 사업의 성격에 맞춰 체계를 꾸려 트럼프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방산사업은 미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관세 '무풍지대'로 여겨지지만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대외 협상력 향상이 중요 과제로 꼽힌다. 태양광사업의 경우 트럼프정부의 강력한 중국 견제 정책에 힘입어 오히려 고관세 기조 아래 반사이익을 기대한다.

◇육·해·공 총괄 영입…미 특수선 기대주 '필리'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이 맡고 있다. 한화에어로(지상방산·항공우주) 아래 한화시스템(감시·정찰·통신 시스템 등), 한화오션(상선·특수선) 등 계열사를 두고 글로벌 투자를 진행한다. 이중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미국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총괄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그룹 글로벌 방산 사업을 총괄하는 인물은 지난해 12월 영입된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 해외사업 총괄대표 내정자(사진)다. 쿨터 내정자는 유럽 방산기업 레오나르도의 미국회사(레오나르도DSR)에서 글로벌 법인 사장을 역임하다 한화에어로로 자리를 옮겼다. 15년에 가까운 기업(레오나르도DSR·제너럴다이내믹스) 경력뿐 미 국방부, 해군 등에서의 공직 경력도 두루 갖췄다.

그의 공직 경험을 살펴보면 주로 공화당 정치인과 손발을 맞췄다.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전 국방부 장관인 척 헤이글의 보좌관을 역임했고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등을 맡았다. 해군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합동참모본부 등을 거쳤다.

한화오션 인수로 지상방산·항공·시스템을 넘어 특수선 분야로 영역을 넓힌 한화그룹 입장에선 육·해·공을 아우를 적임자를 찾은 셈이다. 쿨터 내정자도 링크드인 등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글로벌 파트너에게 통합 육상, 해상, 공중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 소개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등을 통해 총 1억달러를 투입,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당장은 상선 시장을 겨냥해 현지 사업을 넓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미 MRO까지 가능한 사업장으로 키운다. 1997년 설립된 필리조선소는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와의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함정 MRO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룹 편입을 마무리하며 회사명을 한화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로 바꿨다. 미 의회 로비공개포털에도 새 사명을 반영해 올라갔다. 그룹 차원에서 미 특수선 사업에 기대를 보내며 인재 영입 및 사업장 인수를 완료한 만큼 미 행정·입법부 대상 활동도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다.

◇한화큐셀, 기회가 된 '트럼프발' 중국 배제

태양광 사업의 경우 방산 사업 대비 오랜 기간 미국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19년 조지아주에서 1.7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을 가동했고 발전·EPC(설계·조달·건설)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기 시작해 올 하반기 가동을 앞뒀다. 솔라허브 구축에 투입된 금액만 23억달러(약 3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바이든정부에서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겨냥한 투자다.

이러한 투자에 맞춰 사업 대관을 총괄할 인물도 영입했다.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대니 오브라이언이 2023년 초 한화큐셀 대관총괄 임원으로 합류했다. 합류 이후 오브라이언 사장은 한화솔루션 미국법인(Hanwha Q Cells America) 대외 총괄로 대관업무 최전선에 섰다.


화석연료 에너지원 육성을 들고나온 트럼프정부가 들어서며 현지 태양광 산업 위축 우려도 제기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중국 견제를 위한 관세 부과에 시장 관심이 쏠린 양상이다. 글로벌 태양광 밸류체인은 중국에 80% 이상 잠식된 상태였는데 트럼프정부의 강력한 중국 견제 정책으로 중국 업체의 현지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트럼프행정부는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붙이는 등 배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라인을 확장 중인 한화큐셀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커졌다. 전임 정부 시절부터 한화솔루션의 현지 대관을 총괄하고 있는 오브라이언 사장도 자리를 지키며 대외업무를 수행 중이다.

미국 로비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대미 로비금액은 2018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대 초반까지 100만달러 아래였던 해당 금액은 솔라허브 투자를 결정한 2023년 158만달러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배 이상인 391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만 최근 5년(2020~2024년)간 한화그룹이 집행한 로비금액은 다 합쳐도 748만달러에 불과하다. 한화큐셀(23억달러), 한화오션(1억달러) 등이 실제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한 금액을 훨씬 밑돈다. 대신 한화오션을 비롯한 방산 사업자가 새롭게 로비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며 로비액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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