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의 시대]교원, 코웨이발 소송전 임박 '청호·쿠쿠 영향권'⑥얼음정수기 지적재산권 분쟁 확산 우려, 경쟁 심화까지 '설상가상'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06 13:03:26
[편집자주]
구독경제가 가전업계에도 스며들고 있다. '사지 않고 빌려 쓰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중견·중소 기업이 주도하던 렌털 시장에 대기업이 합세하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이 상징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상쇄할 대안으로도 여기는 모양새다. 가전 구독 산업 현 생태계와 미래 성장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3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구독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버거운 상대의 참전으로 기존 플레이어들은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다.이런 와중에 렌털 업계 1위 코웨이가 '대여 가전' 대표 품목인 정수기 특허 소송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교원웰스는 사실상 법적 분쟁에 돌입한 상태이고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도 양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소송 제기 이후 6개월, 쉽지 않은 협상
코웨이는 지난해 8월 교원웰스 '아이스원 얼음정수기' 상대로 판매 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 '아이콘 얼음정수기' 지식재산권(IP)을 침해했다는 게 골자다. 아직 기일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만간 세부일정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콘 얼음정수기는 코웨이가 2022년 6월 출시한 제품으로 사이즈를 줄이고 각진 형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 디자인권은 특허청에 2022년 3월 출원, 2023년 2월 등록됐다.

아이스원 얼음정수기는 교원웰스가 2024년 4월 선보인 제품이다. 코웨이는 두 얼음정수기의 외관 및 주요 기술이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6월 교원웰스에 '침해 중지 요구 내용 증명'을 발송했으나 교원웰스는 인정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가 교원웨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는 △디자인권 침해 금지 △부정경쟁행위 금지 △특허권 침해금지 등 내용이 포함됐다.
양사의 소송전은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교원웰스도 아이스원 얼음정수기가 특허청으로부터 디자인권을 인정받은 만큼 강경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매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얼음정수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업체별 마케팅 대결이 극대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점에서 선두주자 코웨이가 경쟁사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코웨이는 청호나이스 '아이스트리 얼음정수기', 쿠쿠홈시스 '제로100슬림 얼음정수기' 등에 대해서도 디자인 및 특허권 침해 경고장을 발송했다.
현재 이들은 관련 내용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한 원만하게 합의하기 위해 물밑 작업이 펼쳐지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코웨이발 소송전 확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양사 내부적으로 특허 침해는 없다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는 얼음정수기 특허로 마찰을 빚은 바 있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개발한 청호나이스는 2014년 코웨이에 관련 기술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걸었다. 1심에서는 청호나이스, 2심에서는 코웨이가 판정승을 거뒀다. 3심 판단은 아직이다.
이같은 얼음정수기 법적 다툼은 대기업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얼음을 냉동 보관하는 얼음정수기를 내놓았다. 업계 최초로 여겨진다. 코웨이가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LG전자 등과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생존' 위해 영역 확장 모색
법적 이슈와 별개로 교원웰스,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은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원웰스는 정수기 외에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주방가전 등 라인업을 보유 중이다. 공교롭게도 코웨이와 제품군이 다수 겹친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에어컨, 냉장고, 건조기, 에어드레서, 청소기 등도 구독 아이템에 들어간다. 다만 삼성전자가 자체 구독사업을 개시한 만큼 협력 관계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청호나이스 역시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이 주력이다. 최근 정수기, 매트리스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과열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 중이다. 기업 간 거래(B2B) 분야 공략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쿠쿠홈시스도 유사한 품목을 서비스하고 있다. 주력인 밥솥과의 시너지 및 연계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 유지 및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분쟁의 중심에 있는 얼음정수기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향후 소송전 여부가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청호나이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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