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엑스알로보틱스 road to IPO]'쿠팡' 업은 성장세, PSR 5배 적용한 몸값 '눈길'①공모가 밴드 상단 시가총액 2000억대 "높은 성장성 자신"
성상우 기자공개 2025-03-05 11:12:07
[편집자주]
티엑스알로보틱스는 2020년대 초반 국내 산업계를 휩쓴 '물류센터 붐'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4년새 5배가 넘는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 코스닥 문을 두드렸다. 탄탄한 고객사 풀에 더해 업황 전망도 우호적이지만 수익성은 개선과제로 꼽힌다. PSR 기반 밸류에이션 역시 시장 평가를 기다려봐야 할 대목이다. 더벨은 티엑스알로보틱스의 공모 전략과 상장 후 성장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08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지난 5년간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이뤘다. ‘물류센터 붐’과 맞물려 자동화 시스템 부문에서의 차별화 기술을 선점한 게 주효했다. 여기에 쿠팡, CJ대한통운 같은 대형 고객사를 일찌감치 확보한 영업력이 더해졌다. 적기에 실행된 신사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전략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5년전 11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4년 만에 600억원을 바라보는 규모로 커졌다.괄목할만한 외형 성장세가 따랐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률이 5% 미만에 그치면서 공모 밸류에이션을 놓고 장고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익 실현 기업임에도 ‘주가매출비율(PSR)’ 방식을 택했다. 5배를 넘는 PSR 멀티플은 공모 부담 요소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로 1만1500원~1만3500원을 제시했다. 총 주식수(1570만3797주)를 반영해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805억~2120억원 범위다.
티엑스알로보틱스가 그간 이뤄온 성장세를 감안하면 외견상 합리적 수치로 보이는 밸류에이션이다. 2020년 110억원 수준이던 매출 외형을 지난해 5배가 넘는 570억원선까지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기술 선점과 대형 고객사 확보가 고르게 이뤄졌다.
자체 개발한 △휠소터 △틸트 트레이 소터 △플랩소터를 비롯해 각종 컨베이어와 제어 프로그램으로 쿠팡,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대형 물류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수 프로젝트를 턴키(Turn-Key)로 수주한 게 급성장의 발판이 됐다. 2020년대 초반 온라인 커머스 시장 확대와 맞물려 물류센터 붐이 일어나는 행운도 따랐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티엑스알로보틱스 전체 매출의 60%대를 발주하는 최대 고객사다.
다만 지난해 손익계산서를 자세히 들여다보편 공모 밸류에이션에 대해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티엑스알로보틱스가 밸류에이션 툴로 가장 보편적 방식인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주가매출비율(PSR)'을 택했기 때문이다.

멀티플 산정은 사업부문을 구분해서 계산했다.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물류자동화 부문과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로봇부문에 대한 피어그룹을 따로 선정한 뒤 멀티플도 그에 맞게 각각 매겼다. PSR은 물류자동화 부문이 1.48배, 로봇 부문에선 12.56배로 도출됐는데 각각 코닉오토메이션과 현대무벡스를, 로봇 부문에선 유일로보틱스와 로보티즈를 피어그룹으로 삼고 도출한 값이다. 최근 로봇섹터 기업들 주가가 상승세였던 만큼 로봇부문 멀티플이 높게 나왔다.
주력 사업인 물류자동화 부문 멀티플이 2배 미만으로 통제된 듯 보이지만 로봇 부문 멀티플이 12배를 넘기면서 회사 전체 기준 PSR로 환산하면 5배가 넘는 멀티플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환산 매출액을 적용한 수치다. PSR의 경우 통상 3배를 넘기면 고평가 구간으로 여겨진다.
할인율 적용 전의 동일한 시가총액(2845억4300만원)을 놓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연환산 순이익(24억7200만원)을 적용해 PER로 환산하면 115배가 나온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나올 수 없는 PER 배수다.
할인율(25.49~36.53%)은 기준치인 ‘2023년 이후 코스닥 신규 일반상장법인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21.82~33.56%)’과 유사한 범위에서 산정됐다. 할인율을 적용한 실질 PSR은 3.27~3.84배다.
고밸류 논란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부적으론 '자신있다'는 분위기다. PSR을 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확실한 논거가 있다. 우선 최근 5년간 꾸준히 이익을 내며 성장해 왔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1년새 떨어진 수익성의 경우 지난해 로봇사업 법인 '로탈'을 합병하고 재무제표를 합치면서 손해를 본 측면이 있다. 성장 사업을 장착하는 대신 당장의 수익성 하락을 감수해야했다.
무엇보다 주력 사업인 물류자동화 부문이 건재하고 신사업인 로봇 분야의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순이익 대신 매출을 성장 가능성의 지표로 활용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
엄인섭 티엑스알로보틱스 대표는 "최근 로봇섹터의 경우 산업 전체의 성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자연스럽게 우리보다 (멀티플 측면에서) 더 고평가되는 기업들도 많다"면서 "작년에 이뤄진 프리IPO 가격을 보더라도 당시 신주 발행가인 1만3006원과 밴드 상단 가격(1만3500원)이 비슷하기 때문에 크게 무리하진 않은 가격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이번 공모로 총 307만5400주를 모집한다. 오는 5일까지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친다. 최종 공모가를 확정짓고 10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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