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CP 발행잔액 1160억…개인 대상 '셀다운'리테일 통해 팔려, 불완전판매 논란 가능성도
백승룡 기자공개 2025-03-05 08:02:01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채무가 동결된 기업어음(CP) 규모만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CP는 증권사 리테일 부서를 거쳐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 셀다운(재판매) 됐다. 이번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결정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최대 피해자가 된 상황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홈플러스 CP ‘불완전 판매’ 논란으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CP 발행잔액은 이날 기준 1160억원으로 집계된다. 오는 6일 만기가 예정돼 있던 70억원 규모 CP를 포함해 이달에만 16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이어 △4월 150억원 △5월 340억원 △6월 260억원 △7월 150억원 △8월 100억원 등으로 만기도래 예정인 CP 물량이다.
이들 CP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돌입으로 전부 채무가 동결됐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단기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향조정되자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신속하게 기업회생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린 상태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CP를 포함한 모든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된다.
문제는 홈플러스 CP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에게 셀다운 됐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1160억원 규모 CP 발행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신영증권, BNK증권, 한양증권 등 세 곳이었다. 신영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 개인·법인 대상으로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체 리테일망이 약한 BNK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은 대형 증권사 리테일 부서로 셀다운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홈플러스 6개월물 CP가 연 이자율 6%대 후반으로 발행돼 리테일 창구에서 많이 팔렸다”며 “개인투자자들이 홈플러스 CP를 사면서 기업회생절차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인지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 여부를 놓고 증권사 리테일 부서와 고객 사이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 기업대출을 집행한 메리츠증권이 홈플러스의 부동산을 신탁재산으로 담보 대출을 맺어 회수에 문제가 없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의 부동산을 담보로 지난해 5월 1조2000억원 규모 대출에 나섰는데, 해당 부동산이 모두 신탁재산인 탓에 이번 회생절차와 상관없이 담보를 처분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채권자들이 상품 구조에 따라 상환 가능성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인데, 상환이 불확실해지는 CP 대부분을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원도 머리가 아플 것”이라며 “회생하기엔 홈플러스의 차입이 과중하고, 파산선고를 하기엔 개인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얽혀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CP 물량은 신영증권이 약 700억원으로 가장 많이 주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BNK증권과 한양증권이 각각 200억원 안팎을 주관했다.
홈플러스는 CP 외에도 전자단기사채 500억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300억원 등도 발행해 둔 상태다. 금융권 익스포저도 1조4461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메리츠증권을 필두로 한 메리츠금융 익스포저가 1조2000억원으로,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이 약 11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한국리테일투자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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