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CEO 인사이트]정상혁 신한은행장 "올해 목표는 밸류업"①"기본에 충실했던 2년, 올해는 '다르게'에 집중…'소통하는 선배' 되고 싶다"
조은아 기자공개 2025-03-11 12:48:26
[편집자주]
진옥동 체제가 어느덧 마지막 1년만 남겨두고 있다. 올 한해의 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도 확인된다. 6년 만의 순이익 1위를 이끈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다른 은행장들과 달리 2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했고, 계열사 13곳 중 9곳의 CEO가 교체됐다. 말 그대로 새 진용이 짜였다. 힘차게 출발했지만 이전과 다른 신한금융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을 이끄는 리더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07시1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취임 3년차를 맞았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경쟁 은행이 모두 새 은행장을 맞았지만 그는 자리를 지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임할 경우 1년의 임기만 받는 관행을 깨고 2년이라는 임기를 받았다. 남은 2년 동안 자신의 호흡대로 신한은행을 잘 꾸려보라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신뢰가 담겼다.처음 은행장에 올라 임기를 시작하는 은행장들의 마음도 가볍지는 않겠지만 연임에 성공한 데 따른 부담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년보다 나은 2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벨이 서면인터뷰를 통해 정 행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빼곡한 답변지 사이로 신한은행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전해졌다.
◇순이익 1위 원동력은 직원들…올해 목표는 '밸류업'
정상혁 행장은 2023년 2월 취임해 이제 막 2년을 채웠다. 지난 2년의 소회를 묻자 "'고객'에게 오롯이 집중해 '기본'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본에 충실한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순이익 3조 6954억원을 내 은행 1위에 올랐다. 무려 6년 만의 탈환이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역대 최대인 733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정 행장은 순이익 1위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시중은행 순이익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우리 직원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빠른 추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탁월한 전문성은 기본으로 갖추고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며 공동체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신한다움'의 자세를 몸소 실천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올해의 목표는 '밸류업'이다. 정 행장은 "은행뿐만 아니라 전 그룹사 차원에서 밸류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025년 경영 방향도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주 소각을 골자로 한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 신한은행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책임감을 갖고 꾸준한 손익 창출과 자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정 행장은 덧붙였다.
정 행장의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2023년부터 은행장을 지냈으니 이제 딱 반환점을 돌았다. 남은 임기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정 행장은 "그동안 신한의 핵심가치 가운데 '바르게, 빠르게'를 잘 준수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특히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일류 신한이 되고자 '다르게'에 좀 더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한의 비즈니스 영역을 더욱 넓히고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보다 견고한 체질도 갖춰나간다는 방침도 세워뒀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만큼이나 자본비율, 건전성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정 행장 역시 여기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그는 "내수경기 둔화 등 건전성 우려 증가에 따라 잠재 부실기업을 선별해 선제적으로 모니터링 및 관리하고 있다"며 "우량자산 위주로 성장 정책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표된 지주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맞춰 자본 사용량 대비 수익성을 고려한 효율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만의 경쟁력은 '고객 중심·글로벌·내부통제·소통'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정 행장이 국내 1위 은행의 수장으로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디지털'을 꼽았다.
그는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서서 신한은행도 생성형 AI를 적용한 금융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는 등 품질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AI 브랜치와 연계한 다양한 디지털 금융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AI 은행원의 기능도 더욱 고도화해 금융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 역시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2021년 금융권 최초로 AI 은행원을 도입했다. AI 은행원은 신한은행 영업점에 배치된 디지털기기를 통해 체크카드, 보안카드, 증명서 발급 등 64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은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매년 순이익 순위가 바뀌고 올해 승자 역시 예측하기 쉽지 않다. 맞닥뜨린 경영환경도 대동소이하며 대응하는 전략방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만의 차별화 지점, 신한은행만의 경쟁력을 물었다. 예상보다 긴 답변에서 신한은행에 대한 그의 애정이 느껴졌다.
정 행장은 "우선 모든 것을 고객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도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나 올해는 전체 조직이 고객 편의성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며 단순히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개선함으로써 고객이 신한은행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영역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과 내부통제도 함께 꼽았다. 정 행장은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되더라도 해외 영업 기반을 견고히 해 안정적인 성장을 시현할 예정"이라며 "내부통제 또한 우리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과정의 정당성을 최우선하며 전행 사업들을 추진해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본부와 현장에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조직문화 역시 정 행장이 뽑은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정 행장은 "은행의 성과에 대해 전체 임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해 잘한 점은 칭찬하고 부족한 점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빠른 실행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정 행장은 앞으로 2년을 더해 4년이라는 기간을 은행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은행권에 장수 CEO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게 됐다. 어떤 은행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했다.
'소통하는 선배'라는 소탈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격의 없는 소통이 정착돼 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진실되고 활발하게 소통해 올바른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하기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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