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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지형도]국민은행 영업은 '이상 무', 리딩뱅크 탈환 관건은?⑦CIR 여전히 경쟁 은행보다 높은 수준…대규모 충당금도 발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5-03-11 12:49:06

[편집자주]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 은행권만큼 이 말을 잘 대변하는 업권도 없다.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며 순위 역시 요동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경영, 내부통제, 상생금융 등 시대의 흐름이 은행권을 관통하면서 은행권 지형도가 새롭게 짜이는 모양새다. 은행권 전반의 변화와 현황 그리고 각 은행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한동안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왔다. '규모의 힘'이 컸다. 고객 수와 자산 등에서 경쟁 은행을 앞섰던 만큼 자연스럽게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다만 최근엔 위기감이 감지된다. 3년 연속 리딩뱅크 지위를 다른 은행에 넘겨야 했다.

높은 판매관리비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다. 여전히 다른 은행보다 많은 돈을 판매관리비로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매년 대규모 충당금까지 쌓으면서 경쟁 은행에 밀리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력엔 문제가 없는만큼 올해 리딩뱅크 탈환의 열쇠는 비용 관리와 함께 충당금 규모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영업이익 유일한 10조원대지만…고비용 구조가 약점

국민은행의 영업력은 다른 은행들을 압도한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총영업이익은 10조7133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0조원을 넘었다. 총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것으로 은행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전체 이익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의 총영업이익은 다른 시중은행과 1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순이익 1위를 기록한 신한은행의 총영업이익은 9조3576억원이었다. 하나은행은 8조4256억원으로 국민은행보다 2조원 이상 적었다.

문제는 이후다. 총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빼고 여기에 충당금까지 적립하고 나면 이익이 쪼그라든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판매관리비로 4조6343억원을 썼다.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판매관리비는 각각 3조9132억원, 3조4792억원을 기록했다. 4조원이 넘는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사실 국민은행의 고비용 구조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국민은행은 서민금융 전담 은행으로 문을 연 특성상 개인고객이 많은 편이다. 영업점도 가장 많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영업점(출장소 포함)이 800곳에 이른다. 신한은행(693곳), 우리은행(684곳), 하나은행(602곳)과 차이가 크다. 영업점이 많은 만큼 인건비와 임대료 등 여러 비용도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국민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0년 이후 수치를 살펴보면 2020년 47.2%, 2021년 52.2%, 2022년 48.7% 등 50% 안팎을 보여주고 있다. 벌어오는 돈의 절반이 고스란히 비용으로 나갔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2년 사이엔 디지털 전환, 점포 통폐합 등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면서 CIR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23년 43.2%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 43.3%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그럼에도 경쟁 은행들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CIR은 41.8%, 하나은행의 CIR은 41.3%였다.


◇2년 사이 2조원 넘게 충당금 쌓아…시중은행 중 최대 규모

고비용 구조와 함께 대규모 충당금도 리딩뱅크 탈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에 순이익 1위를 내준 배경에도 충당금이 있다. 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쌓아놓는 자금을 의미한다.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순이익이 줄어든다. 금융사가 순이익 감소를 감수하고 충당금을 쌓았다는 건 그만큼 잠재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의 충당금을 매년 쌓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만 2조원 넘게 쌓았다.

실제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을 보면 국민은행이 가장 많다. 지난해 기준 국민은행 6조790억원, 신한은행 5조1551억원, 하나은행 4조9464억원, 우리은행 4조8910억원 순이다.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1조원 가까이 많다.

다만 충당금을 적립하면 달라진다. 충당금을 적립하면 국민은행 5조3989억원, 신한은행 5조1551억원으로 둘의 영업이익 격차가 2000억원대로 줄어든다. 여기에 법인세와 각종 영업외손익을 빼고 나면 두 은행의 역전이 벌어진다. 최종적으로 신한은행 순이익이 국민은행보다 4000억원 이상 많다.

2023년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순이익 1위였던 하나은행과 비교하면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은 국민은행이 5조9361억원, 하나은행이 5조4534억원으로 국민은행이 오히려 더 많았다. 역시 충당금에서 순위가 갈렸다. 당시 국민은행이 1조6081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8478억원을 쌓은 하나은행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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