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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케미컬, '잘 다듬어진' 지배구조...오너 3세 '승계 타이밍'은 아직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③10년 이상 지배구조 정리작업..."백정호 회장 경영활동 왕성"

정명섭 기자공개 2025-03-07 07: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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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그룹은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가 사업지주회사인 동성케미컬을 지배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2000년대 말부터 10여년간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지주사-사업회사 흡수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어진 결과다. 오너 2세 백정호 회장이 장남 백진우 대표에 기업을 원활하게 승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다만 1958년생(67세)인 백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경영권 지분을 넘겨주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기준 동성케미컬의 최대주주는 지분 41.55%를 가진 디에스티아이(DSTI)다. DSTI는 백 회장과 백 대표가 각각 지분 72.4%, 27.6%를 보유한 비상장 기업이다. 즉 오너가→가족회사(DSTI)→동성케미컬→동성화인텍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다.


1959년 고 백제갑 창업주가 세운 동성화학은 1998년 백 창업주의 장남인 백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지배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동성화학은 2008년 사업부문을 분할한 동시에 동성홀딩스를 출범해 지주회사 체제로 처음 전환했다. 2015년에는 동성홀딩스가 자회사 동성하이켐을 흡수합병해 사업지주회사인 동성코퍼레이션이 탄생했다. 동성코퍼레이션이 동성화학과 동성화인텍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체제가 갖춰졌다. 당시 백 회장의 동성코퍼레이션 지분은 30.9%, 백 대표(당시 전무) 지분은 11.8%였다.

DSTI가 설립된 건 2017년이다. 그해 6월 백 회장과 백 대표는 동성코퍼레이션 보유 주식 전량을 DSTI에 현물 출자해 DSTI가 동성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DSTI가 보유한 동성코퍼레이션 지분은 42.7%였다. 백 회장과 백 대표는 현물 출자에 대한 대가로 DSTI 지분 100%를 확보했다. 2021년 4월에는 동성코퍼레이션이 동성화학을 흡수합병하면서 새 사업지주사 동성케미컬이 출범해 지금의 지배구조가 정착됐다.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가족회사가 올라서고 해당 기업의 주주 구성이 백 회장 부자로 단순화하면서 3세 승계가 용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백 회장이 백 대표에 DSTI 지분만 넘겨주면 승계 작업은 마무리된다.

비상장사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을 때의 장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비상장사는 자산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반면 상장사는 주가를 기반으로 가치를 측정하다 보니 시장의 평가에 따라 상속세, 증여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중견화학사들 중 동성케미컬과 같은 지배구조를 갖춘 곳을 흔히 볼 수 있다. 국도화학이나 KPX케미칼, 그린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백 회장은 2020년 4월 백 대표에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준 이후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하고 있다. 경영 방향과 사업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백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건강상의 문제도 아직은 없다"며 단기간 내에 경영권 지분을 증여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백 대표는 이와 별개로 동성케미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2023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매월 2000여주씩 매수해 0.05%였던 지분이 0.16%까지 늘었다.

백 대표는 1984년생(41세)으로 미국 보스턴대의 비즈니스 스쿨인 퀘스트롬 스쿨 오브 비즈니스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2011년 9월부터 2년간 삼정KPMG와 삼정투자자문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4년 초 동성그룹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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