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SiC 반도체·양자 컴퓨터에 들썩, 에이엘티 주가 '회복세'전방산업 부진에 적자전환, 올해 매출 성장률 20% 이상 목표
김위수 기자공개 2025-03-07 10:56:1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에이엘티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코스닥에 입성한 에이엘티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는 연전연승하던 기업입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희망 밴드(1만6700~2만500원)를 훌쩍 초과하는 2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고 일반 청약 증거금으로 7조654억원을 모았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죠.
하지만 막상 상장한 이후의 주가 추세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9.8% 하락한 금액으로 종가가 정해졌습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거듭되며 지난해 12월에는 주가가 주당 51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공모가 대비 80% 빠진 금액이죠. 업황 악화로 실적이 뒷걸음질 치며 주가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입니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에이엘티의 주가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인데요. 그간 하락세를 거듭하던 에이엘티의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41% 올랐습니다. 2023년 7월 상장힌 이후 사실상 처음 보이는 반등세입니다. 배경에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와 양자 컴퓨팅 사업이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에이엘티의 주가를 끌어올린 첫 번째 사업은 SiC 반도체 사업입니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인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전력 반도체보다 10배 높은 전압을 견디고 섭씨 수백도 고온에서도 동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력 소모도 작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하네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우주항공까지 고전력·고효율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그룹이 SiC 웨이퍼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이 더 커진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에이엘티가 SiC 반도체 웨이퍼 후공정 절삭 기술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죠. 다만 에이엘티는 아직 SiC 웨이퍼 관련 기술을 상용화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기술을 적용할 장비를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하네요.
SiC 반도체와 함께 에이엘티의 주가를 떠받치는 또 다른 테마는 양자 컴퓨터입니다. 앞서 에이엘티는 양자 난수 발생기(QRNG·Quantum Random Number Generator) 테스트 개발에 성공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가장 처음 발표한 2021년 사업보고서부터 기재되온 연구개발 실적인데요. 최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 컴퓨터 칩을 공개하며 에이엘티의 양자 컴퓨터 관련 기술이 다시 주목받는 모습입니다.
언급된 SiC 반도체 및 양자 컴퓨터 관련 기술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아직 실체가 있는 사업은 아닙니다. 앞으로의 사업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정도죠. 실질적으로 에이엘티의 실적을 떠받치는 사업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사업과 웨이퍼 및 칩을 가공하는 사업입니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은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에서 발생합니다. 웨이퍼 상태에서 테스트를 실시해 양품과 불량품을 선별하는 솔루션이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4%에 달했습니다. 반도체 제품군 중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메모리 컨트롤러(M/C) 등을 주력으로 테스트합니다. 이외에도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 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제품에 대한 웨이퍼 및 패키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죠.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단 지난해에는 주력 테스트 대상인 DDI, M/C 반도체가 주로 활용되는 스마트폰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여 에이엘티의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367억원으로 직전해 같은 기간 대비 23%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또 1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죠.

◇Market View
증권가에서는 에이엘티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 주가나 투자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없지만 보고서를 통해 에이엘티의 성장 가능성을 짚은 곳들은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간된 보고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2월 발간했습니다. '25년은 고객 다변화의 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에이엘티의 올해 사업환경에 대해 전망했죠.
메모리 컨트롤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신규 테스트 사업 품목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CIS 테스트 사업의 고객 다변화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조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2003년 설립된 에이엘티가 국내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사로 둘 수 있을 정도로 입지를 굳힌 데에는 창업자인 천병태 회장의 역할이 컸습니다. 천 회장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산업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물입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에서 후공정 테스트 부문을 오랫동안 총괄했습니다.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분야에서만 3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죠. 최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에이엘티의 대표이사 직책을 맡으며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더벨이 천 회장을 포함한 에이엘티 경영진에게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묻기 위해 접촉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대신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에이엘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전방 사업인 휴대폰 사업의 회복 여부에 따라 바뀔 수 있겠지만 올해 매출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최근 주가 흐름 및 전망에 대해서는 별도로 코멘트하지 않았습니다.
에이엘티는 올해 목표로 하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신호는 좋습니다. 에이엘티가 실제 CIS 테스트 사업에서의 고객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지난해 시작한 메모리 컨트롤러 테스트 사업은 이미 주력 사업으로 부상한 상태죠.
결국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의 추이가 실적을 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올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더 이상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적다고 보는 시각이 혼재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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