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회장, 중복상장 논란 '정면돌파'...㈜LS·계열사 모두 '시험대' 지분율 낮아 중복상장 개의치 않는다는 분석도… 금감원 ”상황 예의주시“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07 07:19:4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중복상장에 대한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구 회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서 "자금조달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중복상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다만 금융당국은 LS그룹의 연이은 상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복상장으로 주주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금융당국은 시장 반응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주사·상장 계열사 모두 '시험대'
구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LS그룹이 지주사 ㈜LS의 직·간접 지배를 받는 8개 계열사의 상장을 준비하거나 계획 중인 가운데 나왔다. 실제 전기차 부품 사업을 하는 LS이브이코리아(손자회사), 초고압 변압기 제조사 KOC전기(손자회사), 미국 권선 업체 에식스솔루션즈(고손자회사)는 이미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배포하며 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LS이링크(자회사)는 올해 다시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통신 케이블 업체 슈페리어에식스 ABL(고손자회사)과 그룹의 핵심이자 동제련 업체 LS엠앤엠(자회사)은 투자 유치를 받는 대신 향후 1~2년 내 상장을 약속한 상태다.
이밖에 케이블 제조사 LS전선(자회사)은 구본규 CEO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IPO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사실상 상장을 예고했고 산업기계 제조사 LS엠트론(자회사) 역시 차기 IPO 기업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중복상장으로 인한 디스카운트 우려다. ㈜LS는 계열사 지배를 위한 순수지주사로, 6일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7배 수준이다. 현재 PBR이 1배보다 낮다는 것은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유지된 것도 LS전선 LS엠앤엠 등 주요 계열사가 비상장 상태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향후 1~2년 내 계열사들이 잇따라 IPO를 진행하면 투자자들이 지주사보다 개별 상장사에 직접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또, 투자금이 분산되면서 지주사뿐 아니라 신규 상장 계열사도 기대보다 낮은 시장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 상승 혜택 누릴 유인 미미…금감원 ”지속 모니터링“
시장에서는 애초에 오너 일가의 ㈜LS 지분율이 높지 않아 일반 주주들과의 이해 상충에 대한 경계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오너 일가의 ㈜LS 지분율은 약 30%이며 이마저도 여러 특수관계인에 분산돼 있다. 최대주주인 구 회장의 지분도 3.63%에 불과하다.

그간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도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S는 2009년 이후 한 번도 자사주를 소각한 적이 없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도입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물론 중복상장을 직접 규제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금융당국은 2022년 9월 ‘물적분할한 기업이 5년 이내 상장하려면 모회사가 주주 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지만 현재 상장이 추진 중인 LS 계열사들은 대부분 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금융당국도 LS그룹의 연이은 계열사 상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도한 중복상장이 주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만큼 금융감독원은 심사 강도를 높여 LS그룹의 상장 움직임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LS그룹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는 만큼 계열사 상장 러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논란이 커질 경우 거래소와 함께 적절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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