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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한화생명, 뚜렷한 신종자본증권 선호 경향 이유는②기본자본 인정 효과 누려… 전액 보완자본 분류 사례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5-03-10 12:36:09

[편집자주]

보험사 자본관리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회계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의 변화 역시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익 창출능력만으로는 자본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 보험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의 선택은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이다. 보험사별 자본확충 활동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별 자본관리 전략의 방향성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4시0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IFRS17 회계기준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제도, 킥스제도)가 도입된 2023년을 전후로 자본성 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의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실적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체 이익 창출능력만으로는 자본적정성의 관리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외부로부터의 자본 조달 수단으로 후순위채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까지 활용하면서 자본의 양적 확충뿐만 아니라 질적 보강까지 병행해 왔다. 올해는 질적 보강 효과가 없는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선호도를 보여준다.

◇4000억→5000억→1조9000억…갈수록 커지는 외부 자본조달액

한화생명이 30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수요예측이나 납입 등 일정의 정확한 일시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으나 최대 6000억원까지의 증액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급여력비율(킥스비율), 즉 자본적정성 지표를 제고하기 위한 자본확충이라는 설명이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2024년 말 잠정치 기준 165%다.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보다는 높지만 업계 경쟁사인 삼성생명의 180%, 교보생명의 170%(2024년 3분기 말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보다는 낮다. 무엇보다 전년 말 대비 킥스비율이 18.8%p(포인트) 하락한 만큼 자본 보강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이 기간 한화생명의 자본구조 변화를 살펴보면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21조5280억원으로 2.6% 늘었다.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와 계리적 가정 변경 등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순이익 7206억원을 거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14.3% 늘어난 13조490억원을 기록해 가용자본보다 더 큰 증가율을 보였다. 연중 분기별로 보면 4분기에 요구자본 증가 폭이 가장 컸는데 금리와 환율 등 외부 지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위험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2020년까지만 해도 지급여력비율(당시 RBC비율)이 238.3%로 우량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184.6%, 2022년 162.2%로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한화생명은 2022년 6월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2023년에도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눈길이 가는 지점은 2024년의 발행 이력이다. 이 해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2건과 후순위채 1건을 묶어 무려 1조9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했다. 3건의 발행이 모두 하반기에 몰려 있어 발행 간격도 2~3개월로 타이트하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하락이 본격화하며 보험사들의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전략 수립이 어려워진 점이 확연히 나타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본자본 인정 못 받아도 신종자본증권 선택

보험사들이 가용자본의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자본성 증권에는 크게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이 있다. 통상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이 후순위채보다 만기가 길고 상환 우선도도 더 후순위인만큼 이자율이 높게 매겨진다.

다만 자본성 증권에 5년의 콜옵션(조기상환권) 조항이 삽입되고 이를 준수하는 것이 일반화된 만큼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상환 기간 차이는 사실상 없다. 결국 후순위채의 이자율이 더 낮다는 장점만 남는다.

그럼에도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사들 대비 신종자본증권을 더욱 비중 있게 고려하는 편이다. 이는 자본의 질적 측면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가용자본은 보통주 자본금이나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자본성 증권 발행금액 등 손실흡수성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분되는데 신종자본증권은 요구자본의 10% 한도 내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한화생명의 요구자본은 13조490억원이었으며 10%에 해당하는 1조3049억원이 신종자본증권의 기본자본 인정한도다. 이 중 1조1000억원이 지난해 7월 5000억원, 9월 6000억원씩 2차례에 걸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으로 채워져 있으며 아직 2000억원가량 한도가 남아 있다.

다만 한화생명이 이번에 발행을 추진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전액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신종자본증권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자율이 일정해야 하는데 이번 신종자본증권에는 스텝업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즉 한화생명은 후순위채보다 높은 이자율의 단점을 그대로 감수하는 반면 자본의 질적 보강이 가능하다는 이점은 누리지 못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측에서는 경영상의 선택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이 후순위채 대비 이자율이 소폭 높은 것은 맞으나 큰 차이는 없다"며 "보험회계와 달리 일반회계에서는 후순위채가 부채로,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으로 계상되는 차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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