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최대 6000억 자본확충 '신종자본증권' 선택 이유는 증액 한도 채울 시 지급여력비율 5%p 개선…기본자본비율 4.3%p 개선 효과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4-08-27 12:40:4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지급여력비율의 하락세를 막고 연말 목표 달성을 위한 자본확충이다. 후순위채가 아닌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함으로써 가용자본의 질적 측면까지 보강을 꾀한다는 점이 업계의 이목을 끈다.◇최대 6000억 자본확충, 지급여력비율 하락세 제동 걸릴까
26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오는 9월24일 청약 및 납입을 목표로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감원의 부채할인율 강화 등 제도 변경으로 인해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조달자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해 지급여력비율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의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올 하반기 교보생명과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먼저 자본확충을 완료했거나 수요예측을 진행한 보험사들은 모두 증액 한도를 꽉 채운 조달에 성공한 바 있으며 이를 고려할 때 한화생명 역시 최대 증액 한도인 6000억원에 가까운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급여력비율을 180%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말 173.1%로 직전 분기보다 10.7%p(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말 잠정치 기준으로는 163%까지 낮아졌다. 단 2개 분기만에 20%p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말 기준 목표 역시 지난해까지는 190%였으나 올 1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180%로, 2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175%로 눈높이를 잇따라 낮춘 상황이다. 당국의 제도 변경으로 자본관리가 까다로워지자 목표를 현실화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1분기 말 기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20조7078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11조963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최대 증액 한도인 6000억원의 조달에 성공할 시 가용자본이 21조3078억원으로 불어나고 지급여력비율도 173.1%에서 178.1%로 높아져 연말 기준 목표치 이상에 이르게 된다.
◇후순위채 아닌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이유 '자본의 질적 보강'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자본확충의 수단으로 후순위채가 아닌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한 점에 시선을 집중한다. 현재 기준으로 올 3분기 중 자본성 증권(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거나 확충할 예정인 보험사는 총 6곳이며 이 중 한화생명만이 유일하게 신종자본증권을 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30년, 후순위채는 통상 10년으로 상환 만기가 설정된다. 후순위채 쪽이 더 짧은 만기가 설정되는 만큼 조달 금리 역시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되는 편이다.
보험사들의 자본성 증권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모두 5년의 콜옵션(조기상환권)이 포함되고 이 5년이 실질적인 만기로 취급된다. 결국 후순위채의 금리 매력이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한화생명 측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의 기본자본 확충효과까지 고려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보험사 가용자본은 보통주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기타 손실흡수성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나뉜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분류된다.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가용자본의 양적 증대뿐만 아니라 질적 보강까지 고려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생명은 규모 면에서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생보업계 ‘빅3’로 불린다. 다만 자본의 질적 관점에서는 3사 중 가장 뒤처져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기본자본 대비 요구자본의 비율)은 삼성생명이 181.8%%, 교보생명이 122.6%로 각각 집계된 반면 한화생명은 89.6%에 머물러 있다.
한화생명이 최대 증액 한도인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은 1분기 말 기준으로 94.6%까지 높아지는 데 그칠 뿐이다. 자본의 질적 보강은 향후 한화생명의 자본관리 전략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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