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뉴페이스]80년대생 이사회 데뷔전…변호사부터 연구원까지③60~70년대생 중 유튜버·PEF 등 새로운 도전 중인 인사도 이사회 진입
이돈섭 기자공개 2025-03-11 08:24:55
[편집자주]
기업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사외이사 임기를 채운 사외이사 수만큼, 새로운 인사들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시기다. 주요 기업들은 어떤 인사를 이사회에 영입하고 있을까. theBoard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시총 상위 300개 기업의 신규 사외이사 기용 현황을 면밀히 분석, 우리나라 기업 이사회 변화양상을 엿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4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80년대생 인사들도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한다. 전체 신규 사외이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 자체로 사외이사 세대교체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배터리 사업에 주력하는 에코프로와 엘앤에프가 나란히 80년대생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워 눈길을 끈다. 그간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색 인사들 역시 이사회에 속속 진입했다.◇ 변호사와 연구원, 회계사…80년대생 각양각색
지난 2월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300개 기업= 중 3월 결산법인 정기주총 개최 결의 미공시 법인 98곳을 제외한 202개 상장사가 올 주총에서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는 115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신규 사외이사 선임 없이 이사 재선임 등을 통해 기존 이사회 면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곳은 115곳이다. 87개 상장사가 각각 많게는 4명(우리금융지주) 적게는 1명(삼성전자 등 63개 상장사)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다.
신규 사외이사는 대부분 1960년대생이었다. 신규 사외이사 116명 중 1950년생이 18명(15.7%), 1960년생이 75명(65.2%), 1970년생이 20명(17.4%)이었다. 1980년대생은 2명(1.7%)에 불과했다. 연령대 분포는 이사회 다양성을 측정하는 요소 중 하나다. 올해 42세 1983년생 이해은 변호사가 에코프로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고 43세를 맞이한 박성민 미국 브룩헤이븐(Brookhaven) 국립연구소 연구원이 엘앤에프의 선택을 받았다.
이해은 사외이사 후보(사진)는 브로인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서울시 공익변호사와 포항시 법률자문관, 구리시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코스닥 상장사 강원에너지 사외이사를 맡아 이사회에 참여한 바 있다. 에코프로가 변호사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2021년 이수환 전 사외이사 퇴임 후 4년여만. 에코프로는 "이 후보의 법률과 공공정책, 인사관련 전문성이 이사회 운영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브룩헤이븐 연구소의 에너지 저장 연구센터 소속 박성민 엘앤에프 사외이사 후보는 연세대 신소재공학 부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는 배터리 공학 전문가다. 올 3월로 에코프로 4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의 사외이사가 현행법상 최대 임기 6년을 꽉 채우게 된다. 회계 전문가와 배터리 및 경영 전문가 등으로 사외이사진을 꾸려온 만큼, 박성민 후보 역시 차세대 전지기술 혁신과 연구개발 차원에서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주주총회 결의 공시를 해 이번 기사 데이터에 취합되진 않았지만 신한지주 경우에도 1980년생 전묘상 일본 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신한지주가 80년대생 사외이사를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은 1970년생 윤재원 사외이사가 맡고 있는데,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이 1961년생인 점을 들어 이사회가 회장 밑에 있다는 인상이 짙다는 지적이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파격적 행보라는 지적이다.
◇ 기존 연령대에서는 유튜버·PEF도 속속 출현
1950년~1960년대 생 중 이달 주총시즌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된 인사 중에는 이색 배경의 인사들도 속속 눈에 띈다. KG모빌리티는 기아차에서 아시아·중동 지역본부장(전무)을 역임한 이순남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외부 써치펌을 통해 후보에 오른 60년생 이순남 후보는 구독자 2만여 명의 '자동차 마케터의 시선'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관련업계 안팎에서 강연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43억원으로 고꾸라지면서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을 통해 수익성 제고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 KG모빌리티는 이순남 후보 선임 배경과 관련 '자동차 산업 전문가로 관련 분야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회사 지속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업 전문가 경력을 바탕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를 경영하는 인사들도 이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삼성LED 대표와 삼성SDI 디스플레이사업부문 총괄사장, 삼성전자 메모리제조기술담당 사장을 역임한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BNW인베스트먼트 주주이기도 한 54년생 김 대표는 제조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영 전반에도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윈터골드PEF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64년생 조원홍 대표는 세방전지 사외이사 후보로 낙점됐다. 현대차 부사장 출신으로 모니터컴퍼니 한국대표와 부즈알렌앤헤밀턴 컨설턴트 등을 거친 조 후보는 2021년 윈터골드PEF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캐나다연기금 글로벌PE 대표를 역임한 김수이 후보와 싱가포르투자청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벤자민탄 후보를 새롭게 선임, 이사회 다양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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